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은 원칙과 소신, 신뢰의 리더십으로 각인되고 있다. 우리의 분단 상황에서 국정의 책임자로서 필요한 리더십 덕목이다. 그러나 그간 대통령의 리더십은 급박한 국정 현안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비판도 따른다. 출범 1년도 안된 시점에서 대통령의 리더십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박 대통령은 어떤 리더십을 지녀야 할 것인가. 차제에 대통령에게 필요한 바람직한 리더십의 기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자가 중용에서 제시한 총명예지(聰明睿知)라는 성군(聖君) 4덕목은 우리의 관심을 끈다. 오직 천하에서 성스러운 총명예지의 덕에 능해야 백성을 다스릴 수 있다(唯天下至聖 爲能聰明睿知 足以有臨也)는 것이다. 이러한 덕목은 이 시대 대통령이 갖추어야할 기본자세로 손색이 없으며 리더십의 평가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지도자가 총명(總明)하고 예지(睿知)가 있으면 백성을 다스릴 수 있다는 원론적 해석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총명예지(聰明睿知)라는 이 4대 덕목은 대통령의 리더십과 관련지어 그 현대적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먼저 지도자의 리더십으로 총(聰)이 요구되는데 이는 잘 들을 수 있는 귀를 지녀야 한다는 뜻이다. 아마 박대통령도 수많은 정치 역정을 통해 많은 사람의 말을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이 난국에서 대통령은 국민들의 참뜻이 무엇인지 들을 수 있는 귀를 더욱 열어야 한다. 대통령은 측근의 달콤한 소리만 아니라 귀에 거슬리는 소리도 들어 진위를 판단해야할 책임이 있다.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대통령은 귀로 듣기보다 말로서 지시하는 내용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우리는 청와대회의에서 참모나 장관들이 회의 때 마다 대통령 말씀을 열심히 메모하는 장면을 보고 있다. 이는 민의를 듣고 분별하는 총(聰)과는 거리가 있어 보여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명(明)은 눈이 밝아야 한다는 뜻이다. 리더는 국정의 현안을 명확하게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은 과거의 청와대 생활뿐 아니라 오랜 의원 생활을 통해 많은 경험을 축적하여 나름대로의 훌륭한 안목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말이 상당한 공감도 얻고 있다. 그러나 박대통령의 험난한 정치 역정과 경험에 의한 정치적 안목은 참모나 측근의 전문적인 식견과 결합할 때 올바른 리더십으로 승화 할 수 있다. 그 동안 박대통령의 인사나 국정 현안에 관한 인식이 `나 홀로 리더십`으로 비판받아서는 안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睿)는 예(叡)의 고자(古字)로서 지도자는 역시 국정에 밝아야 한다는 뜻이다. 오늘의 남북관계와 경제 민주화의 핵심인 복지문제, 대북 문제와 외교 문제가 대통령의 국정에 대한 총체적 파악을 요구한다. 박 대통령은 그 동안 정치적 위기국면에서 여러 번 구원 투수로 등판하여 총선뿐 아니라 지난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로인해 대통령은 국정의 전반에 관한 독단이나 자만으로 옮겨갈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대통령이 소통의 정치에 보다 신경써야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지막 지(知)는 사람에 대하여 앎을 뜻한다. 지도자는 인사에 있어서 상대의 본심과 능력을 꿰뚫어 보는 능력을 구비하여야 한다. 이야말로 리더십의 핵심적인 덕목이며 인사가 만사(萬事)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도자가 사람 보는 눈이 어두울 때 부하의 면종복배나 배신 등으로 인해 리더십의 위기가 초래된다. 박근혜 정부의 리더십의 첫 번째 위기는 시행착오적 인사에서 비롯되었다는 지적을 솔직히 수용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박 대통령이 이 나라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서 중용에서 제시한 리더의 4대 덕목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대통령은 원칙과 소신도 중요하지만 국민 대통합의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함을 재인식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