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복지 연금 문제로 세상이 시끄럽다. 우리 사회에서 늘어나는 노인인구에 대한 대비책도 중요하지만 청년 세대의 실업 대책도 시급한 사회 문제이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방황하는 삼포 (三抛) 세대는 우리사회의 심각한 병리현상이다. 취직이 안되니까 연애와 결혼은 생각지도 못하고, 결혼은 하더라도 경제적 문제로 출산까지 포기하는 세대가 늘어가고 있는 서글픈 현실이다. 그러므로 삼포 세대의 실업 대책은 노인 복지 이상으로 중요한 과제이다.
청년들의 취업·결혼·출산 문제는 불가분의 연쇄 고리를 형성한다. 일용 고용직 청소원 채용에도 대졸생들이 몰려들고, 어느 직장 공채에나 스펙 좋은 취업 희망자들로 넘쳐나 취업문은 좁아진지 오래다. 그로인해 청년들의 결혼은 이제 필수가 아니고 선택이며 결혼을 포기한 캥거리 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취업이 안 되어 결혼은 생각할 수 없다는 주변의 하소연에 위로할 말이 없다. 이 나라의 출산율이 반짝 증가하다 다시 1.1로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하락 하였다.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이어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책이 서점에서 잘 팔리고 있다. 서울 법대를 나와 고시 3수에 실패한 저자가 이 나라에 방황하고 좌절하는 청춘들에게 자신의 좌절을 희망으로 바꾼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 해전 안철수의 청춘 콘서트가 대학가에서 인기를 얻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오늘도 힐링 관련 강연이나 행복 심리학이 대학생들에게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이 시대의 청년들의 고민과 아픔이 그 만큼 크다는 증거이다. 이러한 멘털 힐링은 청년들에게 일시적 위안은 될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이 나라의 삼포 세대의 고민을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없음은 그들도 잘 안다.
이 나라 청년세대의 불안과 좌절은 나라의 앞날을 어둡게 한다. 취업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생존도 두려운 것이 우리의 어두운 현실이다. 이 나라 자살률이 세계1위에 머무는 것도 청년들의 우울증과 자살증가 현상과 결코 무관치 않다. 대학에서는 취업이 안 되니까 부모의 눈치만 보며 졸업을 기피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20~30 세대는 지난 대선에서 한 가닥 희망을 걸고 투표장에 갔지만 50~60 기성세대의 단결된 힘에 눌러 또 다른 좌절을 맛보았다. 이들의 욕구 불만이 장기화되면 어떤 형태로 폭발할 것은 분명하다. 이들의 좌절은 한국 정치 현실에 대한 불만과 불신으로 이어질 것은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정부의 절대적인 지지기반은 지역별로는 영남이며, 세대별로는 60세 전후의 노년 세대이다. 그렇다고 정부의 정책 중심이 노인 복지에 집중되지 않아야함은 정책의 기본 상식이다. 오늘날 노령 연금 문제가 정쟁의 중심에 선 우리의 현실을 삼포세대는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이들은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합리적인 노령 연금액의 결정도 중요하지만 청년 실업의 해소책도 서둘러 마련하여야 한다. 이 나라의 청년 실업은 늦은 결혼이나 결혼포기로 연결되어 출산율이 감소되고, 우리 사회의 고령화 가속화는 노인들의 복지를 책임질 세대의 부재라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박근혜 정부는 대선 공약에서 약속한 삼포세대를 위하여 특단의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지난 대선 시 약속했던 고용 촉진, 창업 지원 등의 청년 실업 대책은 신뢰 프로세스 차원에서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그러나 물론 청년 실업 문제의 해소에는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청년들 스스로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용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일단 부딪쳐보는 청년들의 도전정신이 우선되어야 한다. 글로벌 시대에는 마음속 국경선을 지우고, 경제 영토를 확장시키려는 청년들의 포부를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