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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보다 운동

김살로메(소설가)
등록일 2013-08-07 00:12 게재일 2013-08-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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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체질과 체력이 다르다. 건강 체질에다 운동으로 몸을 관리한 사람들은 이 무더위에도 그리 지치지 않는다. 반면에 저질체력에다 운동마저 기피하는 나 같은 이들은 사계절 피곤의 연속이다. 체력에 비해 내가 가진 에너지와 기를 무리하게 쓴 날은 어김없이 탈이 난다. 채우지도 못했는데 퍼내 쓰니 쉬 지친다. 충분한 잠으로 보충해도 입술이 부르트고 잇몸은 부어오른다. 운동 부족이란 숙제를 해결하면 컨디션 회복에 도움이 되련만 쉽지가 않다.

모임에 나갔더니 간호사 지인이 비타민을 먹어보란다. 백퍼센트 비타민은 체력 유지에 도움이 될 거란다. 단맛과 각종 첨가물로 범벅이 된 무늬만 비타민인 제품과는 다를 것 같아 그미가 추천해준 비타민을 곧장 샀다. 너무 시고 제법 써 삼키기에 고역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더 신뢰가 가기도 한다. 혼자 먹기 미안해 온 식구를 끌어들인다. 지친 몸이 나쁜 쪽으로 금세 반응하는 나는 열심인데, 다른 식구들은 비타민에 별 관심이 없다. 청춘인 아들딸은 시큰둥해하고, 나름 운동으로 제 몸을 유지·관리하는 남편도 그리 반색하지는 않는다. 챙겨주면 먹기는 하지만 나처럼 진지하지는 않다.

누구든지 경험하고 느낀 것만큼 반응한다. 제 몸에 이상 징후가 없으면 스스로 비타민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믿기에 건강에 대해 그다지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는다. 반면, 감당하지 못할 몸 기운을 느끼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비타민 같은 의지처라도 찾게 된다.

건강은 누구에게나 예측불허이다. 내 몸이 피로를 느끼면 마음까지 힘들어지는 건 당연하다. 그렇다고 몸이 아무런 불편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고 건강을 자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죽음 이상으로 `신체의 안녕`에 관한 건 영원한 숙제이다. 비타민 같은 활력의 정점을 찍으려면 당장 뛰쳐나가 운동부터 해야 한다. 백퍼센트 비타민에만 의지하며 뒹굴뒹굴 게으름을 피우는 건 아직 급하지 않다는 걸 말한다. 굳건한 의지로 규칙적 운동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크게만 보인다.

/김살로메(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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