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한 봉
햇살도 실눈 뜨고 바라보는 저 소풍 길. 삐롱비롱 삑삑, 정다운 물장난에 간지러운 겨드랑이 겨우겨우 참아내는 우포늪 기슭에선 조팝꽃들이 톡톡 터지고, 그걸 바라보는 우리나라 착한 아이들 입에선 이팝꽃들이 톡톡 터져 온 아침 환하게 술렁이는데
유치원 선생님 같은 어미 쇠물닭, 짐짓 기차놀이하듯 새끼들을 끌고 파란 물풀만 헤쳐가고 있다
쇠물닭 가족은 우포늪에 살고 있는 평화와 생명의 상징으로 읽혀지는 새이다. 우포늪은 수많은 생명들이 공존하는 세계적인 습지다. 수많은 생명체들이 생성되고 성장하고 떠나고 돌아오고 하는 생명의 보고라고 해야할 것이다. 그 평평한 수면의 수평성에서 시인은 억압과 불평등의 세계가 아닌 평등과 자유와 조화로움을 찾아내고 있다. 그 넉넉함과 고요함에서 작은 평화의 정경을 읽을 수 있는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