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기 택
창피까지 벗어버린 나체
지저분한 개밥 찌꺼기에도
새롭게 돋는 맑은 식욕
고통 속으로 느릿느릿 새어나가
돌아오지 않는 마음들
마음이 씻겨나간 자리에 남은
상처들. 헐렁한 가죽들
시냇물이 온몸으로 퍼지며
상처를 간지럽게 더듬는다
고름이 터져나오던 자리마다
새로 어린 살이 붙는다
시인이 꿈꾸는 세계가 무엇인지가 잘 드러난 시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재생의 세계다. 자신을 학대함으로 그것에 의해 구속과 속박으로부터의 해방하는 일 그 고행의 길이 선명하게 제시되고 있다. 그는 보통 사람이다. 그의 고행의 길은 수도자들이 걷는 종교적 수행의 길이 아니라 우리 삶의 한복판인 현실이고 일상이다. 그런 의미에게 이 시는 각별한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