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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의 신` 최수종 KBS `대왕의 꿈`서 김춘추 열연

연합뉴스
등록일 2013-06-13 00:39 게재일 2013-06-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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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작품에 방해 안되려 해요”
작품을 막 마친 배우에게 으레 하는 질문을 던졌지만 뜻밖에 대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수십 편의 작품을 이끌었던 배우였기에 더욱 의외였다.

그렇게 최수종<사진>은 잠시 머뭇거리다 어렵사리 “너무 많은 생각이 난다”는 말로 KBS 대하사극 `대왕의 꿈`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그의 말처럼 많은 생각이 스쳐간 표정이었다.

더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여름부터 10개월 가까이 최수종은 삼한통일의 주역 김춘추로 살았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지만 그는 끝까지 작품을 놓지 않았다. 최근 여의도에서 만난 최수종은 “이런 작품은 처음”이라고 했다.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작품을 마쳐 정말 다행입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전하려던 메시지는 전한 것 같아요. 처음 작가, 연출자와 그런 얘기를 했었어요. 우리가 아는 김춘추가 아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사람들이 김춘추를 외세의 힘을 빌려 통일을 하려 했던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그보다는 우리 민족끼리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통일하는 방법을 찾은 사람이라는 점을 그리고 싶었어요.”

그러나 예기치 않은 부상은 작품에 걸림돌이 됐다. 방송 한 달이 채 안 돼 최수종은 교통사고를 겪었고, 촬영 중 두 번의 낙마로 오른쪽 쇄골과 왼쪽 팔에 철심을 박아야 했다.

최수종은 “너무 열심히 하려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며 “짧은 시간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다가 화를 부른 측면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자신이 떠나면 작품도 흔들린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부상 중에도 목소리로 출연해오던 그는 수술 한 달 만에 촬영장으로 복귀했다. “어떻게 해서든 극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최수종은 “제작진과 다른 배우들에게 미안했다”며 “어쨌든 다친 건 나였고, (그러면서) 이야기가 계획대로 안 흘러간 부분이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대왕의 꿈`은 안방극장 유일의 정통사극으로 중장년층의 사랑을 받았지만 시청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왕의 꿈`을 잇는 정통사극은 내년 1월까지 만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BS가 제작비와 촬영 여건 등을 이유로 대하사극을 연간 한 편만 편성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사극 대표 배우로 불리는 그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을 터.

“정통사극은 수치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우리가 이런 민족이고, 이런 나라였다는 사실을 일깨우기 위해 정통사극은 있어야 합니다. `대왕의 꿈` 조연출이 학교 다닐 때 `태조 왕건`을 보면서 역사공부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게 바로 정통사극이 명맥을 이어가야 하는 이유인 거죠.”

`태조 왕건` `해신` `대조영` 등 사극에서 유독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그에게는 `사극의 신`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그러나 최수종은 “적어도 작품에 방해는 안 되니까 얻은 별명 같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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