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벌어지는 일… 막장 아니에요”
MBC TV 주말극 `백년의 유산`이 지난 12일 시청률 30%의 벽을 넘었다. 20%만 넘어도 대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는 방송가 현실에서 거둔 놀라운 성적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강력한 흡입력에도 며느리를 정신병원에 보내는 시어머니, 늘 품에 개를 안고 사는 새 며느리 등 황당한 설정들이 반복된 탓에 일각에서 `막장`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극 후반부에 들어 두 주인공이 본격적인 멜로를 펼치나 싶더니, 30년 전 아이를 바꿔치기한 백설주(차화연)의 비밀이 드러나 또다시 `롤러코스터` 전개를 예고했다.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여주인공 민채원을 연기하는 배우 유진(32·사진)을 만났다.
“초반에는 극 중 황당한 일들이 벌어졌고, 민채원이라는 캐릭터가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궁금증을 자극했죠. 또 다양한 가족들의 이야기도 있잖아요. 그 안에는 평범하지 않은 중년의 사랑 이야기도 있고요.”
유진은 “30%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기분이 좋다”며 “주위 반응도 재미있어하고, 힘들어도 힘이 난다. 모든 것이 잘 작용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극 초반 고부 갈등이 부각돼 이야기 전개가 조금 주춤했던 점은 아쉽다”며 “앞에서 고부 관계를 드러냈으니, 이제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이 잘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원이 실제의 저보다는 인내심도 강하고, 훨씬 착한 것 같아요. 저라면 그렇게 지내지 못했을 거에요. 극 중 철규(최원영)는 너무 `마마보이`잖아요.” (웃음)
사실 대중이 바라보는 유진은 그룹 SES 출신 `요정`, 혹은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의 미용 프로그램 `겟잇 뷰티`의 트렌디한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 그가 이혼과 모진 시집살이를 견뎌내는 주말극에 선뜻 출연한 점이 의아스럽다.
그는 그러나 “나는 몸을 사리지 않는다. 배우는 어떤 역할도 맡아서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존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배우를) 하지 못할 것”이라며 개의치 않았다.
또 “캐스팅 제의가 오면 밝고 명랑한 캔디형 캐릭터가 가장 많았다”며 “그나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악역 비슷한 역할을 하고, 공포 영화(`요가학원`)도 했는데, 성격상 밝은 캐릭터가 맞는 것 같다”고 말하고서 웃었다.
`백년의 유산`은 `진짜 진짜 좋아해` `인연 만들기`에 이어 세 번째 MBC 주말 드라마 출연.
유진은 시청률 50%를 넘긴 전작 `제빵왕 김탁구` 이후 `백년의 유산`으로 연타석 시청률 `홈런`을 쳤다. 그러나 그는 “50%를 찍어보니, 대중의 반응이 확실히 달랐다. 그렇지만 시청률이 대표작의 척도는 결코 아니”라고 초연해했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었을 때 대표작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을 때 그 이미지가 굳어질 수도 있어요. 다양한 역할로 수십 번 변화하면서 `변신 잘하는 배우`가 되기도 하죠. 저는 솔직히 후자가 좋아요. 앞으로 그렇게 하는 게 제 욕심입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