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경 tvN 목요드라마 `우와한 녀` 주인공 조아라 역
`다시 태어나도 (남편) 공정한`이라는 장(章)을 읽어달라는 독자의 요청에 `움찔` 침을 꿀꺽 삼킨다. 이 작은 `파동`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화려한 막장의 대서사로 번진다.
10년 동안 자신과의 잠자리를 손사래 치던 남편은 황당하게도 아들의 `남자` 과외선생과 눈이 맞았다. 물론 미국 명문대에 다니는 것으로 돼 있는 아들은 4년째 고등학교 2학년이다.
바로 tvN 목요 드라마 `우와한 녀`의 주인공 조아라 이야기다.
극 중 조아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화려한 삶으로 포장돼 있지만, 여배우라는 가면을 벗기고 난 이면에는 상처입은 속살이 가득하다.
최근 경기도 파주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그를 연기하는 탤런트 오현경(43·사진)을 만났다.
“여배우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잘 포장하느냐`에요. 드라마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포장할 수밖에 없죠. 전부 다 보여주면 처음엔 기뻐하다가도 단점이 나타나면 관대하지 못하죠.”
그는 “여배우의 삶은 어쩔 수 없다”며 “전부 보여준다 해도, 사람들은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적정선이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고 보면 비록 과장이 있기는 하지만, 극 중 조아라와 오현경의 삶에도 접점이 있다.
조아라가 아들 공민규(진영 분)에게 부모의 정체를 드러내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부분은 오현경이 지난달 한 케이블TV 토크쇼에서 `딸이 밖에서 내 사생활에 대해 묘사를 많이 하더라`고 토로한 장면이 오버랩돼 웃음을 자아낸다.
“저도 집에서는 아이가 숙제를 하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받죠. 하지만 밖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다닐 수는 없잖아요. 대중에게 드러나는 직업이니까 더 조심해야 한다는 거죠.”
드라마 판 `SNL 코리아`를 표방한 `우와한 녀`에서는 조아라뿐 아니라 다양한 인물들의 이중생활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극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신뢰받는 아나운서 공정한은 동성 애인과 여행갈 생각만 가득하고, 뼛속까지 군인인 `투스타` 최고야는 이웃 조아라를 탐낸다. 기자로 일하는 조아라의 이복동생 현상범은 손에 쥔 비밀을 빌미로 어떻게든 돈을 뜯어내려 한다.
여배우·장성급 군인·아나운서 등 우리나라에서 나름 영향력 있는 이들의 적나라한 이면이 시청자로 하여금 쓴웃음을 짓게 하는 것. `우와한 녀`가 `막장`의 끝을 달리면서도 마냥 코미디로만 쏠리지 않는 이유다.
“`우와한 녀`는 프리미엄 막장 드라마에요.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일이기에, 그냥 `막장`이 아니라 `프리미엄 막장`이죠. 어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가끔 `19금(禁)` 요소도 넣어서 더 와 닿죠.”
오현경은 이 드라마의 주제에 대해 “겉으로 좋아 보이고, 모든 것을 누리는 것 같아도 그만큼 아픔이 따른다는 것”이라며 “항상 두 가지 가운데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