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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단골' 사절! 생전 처음보는 문방구가 온다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13-05-13 00:35 게재일 2013-05-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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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문방구` <br>잘나가던 공무원 강미나, `골칫덩어리` 아버지 문방구 처분 대작전

어린 시절 학교 앞 문방구는 좁고 허름해 보여도 체육복과 실내화부터 그날그날의 각종 준비물, 군것질거리까지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만물 백화점`이었다.

문방구 주인아저씨가 먼저 준비물을 챙겨주기도 하고 쉬는 시간 선생님의 눈을 피해 몰래 교문을 나와 깜빡하고 빠뜨리고 온 준비물을 살 수도 있던 곳.

영화 `미나문방구`는 어느새 대형 팬시점에 자리를 내줘버린 `학교 앞 문방구`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경기도청 세정과 소속 공무원인 강미나(최강희 분)는 어느 날 사귀던 애인의 결혼 소식을 듣는다. 설상가상 체납세를 받으러 갔다가 되레 물벼락을 맞고, 갑자기 끼어든 외제차와 접촉 사고까지 난다.

`욱` 하는 성질 탓에 정직 2개월을 받은 미나는 갑자기 쓰러진 아버지(주진모) 대신 `골칫덩어리`인 문방구를 처분하러 어쩔 수 없이 고향으로 내려간다.

미나에게 문방구는 학창 시절 친구들에게 이름 대신 `방구`라고 불리게 한, 그래서 늘 떠나고 싶었던 공간이다. 쉬어빠진 밥과 날짜가 한참 지난 아버지 로션, 먼지가 잔뜩 쌓인 가게 내 물건들을 보면서 한층 혈압이 오를 무렵, 미나 앞에 `초딩 단골`들이 대거 등장한다.

“내가 겨우 이런 데서 주인할 사람으로 보여?”라며 아이들을 문전박대하던 미나는 결국 하루라도 빨리 문방구를 팔려고 영업 전략을 바꿔 `라면 야식 판매` `1+1 초대박 세일` `추억의 게임 전수` 등을 통해 `초딩` 고객들을 끌어모은다.

아이들이 학원 차를 기다리며 앉아 있던 문방구 앞 평상이 어느덧 추억의 게임을 함께하는 놀이의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미나도 `방구`로만 남아있던 어린 시절 추억을 하나 둘 끄집어낸다.

마음마저 각박해진 주인공이 동심의 세계와 접하고 잊고 있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며 치유하게 된다는 내용은 비슷한 류의 영화에서 보여준 전형적인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왜 내가 아빠 때문에 방구가 돼야 해”라고 울던 미나가 `자기만 빼고 모든 애를 다 좋아하는`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의 사랑을 뒤늦게 깨달아 간다는 내용 자체도 뻔할 수 있지만 이를 그려가는 과정은 따뜻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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