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개척민들 식량 떨어지는 봄철에는 생명줄 역할<br>돈되자 무분별 채취 잇단 사고… 출입금지 등 대책필요
【울릉】 울릉도 개척 당시 봄철 식량을 대신해 개척민들의 명(命)을 이어준 나물 명이가 이제는 채취 과정에 추락사고가 발생하는 등 목숨을 담보해야할 산나물이 되고 있다.
명이(산마늘)는 눈 속에서 싹을 터 이른 봄에 생산되는 산나물로, 뿌리는 삶아, 줄기는 생채, 잎은 쌈을 싸먹으며 식량이 고갈된 봄철 개척민들이 명을 이었다 해 붙여진 이름이지만 최근 울릉도 봄철 주 수입원이 되면서 목숨을 앗아 가는 나물이 됐다.
명이는 마늘과 고추를 혼합한 듯하고 달콤한 맛을 내면서 맛과 향이 뛰어나고 청정지역 울릉도에서 나는 봄나물이라는 브랜드로 도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지만, 생채는 보관이 어려워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장아찌로 담아 사계절 판매하면서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 수백억 원대 수입을 올리며 울릉주민은 물론 육지에서 원정까지와 채취하면서, 울릉도 봄철 주 수입원으로 등장했다.
이로 인해 너도 나도 채취에 나서기 시작 무분별하게 채취 자원이 고갈될 위기에 처하자 울릉군산림조합에서 3년 이상 울릉도에 거주한 주민으로 제한하고 채취증을 2년 전부터 발급했다.
올해만 해도 1천306명이 채취 증을 발급받고 일부 육지 사람들이 불법 채취하는 등 1천500여 명이 울릉도 산 전역을 쥐 잡듯 몇 년간 채취하자 접근이 쉬운 곳에는 명이가 거의 사라졌다.
이제는 대부분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절벽이나 위험한 지역만 남아 있어 밧줄을 이용, 목숨을 건 채취를 하자 일부 주민들은 명이가 명을 이어주는 것이 아니라 명을 단축시켜 `명단`이라고 불어야 한다고 말했다.
명이 채취가 시작된 4월 들어 명이를 채취하다 추락한 사망사고가 2건, 중상으로 생명이 위독한 사람 1명, 골절 3명 등 주민 및 채취자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또한,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지만 명이 채취로 인해 식당, 여관 등 관광업계는 물론 건설현장 일손 부족도 부채질하는 형편이다. 명이 채취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노동이기 때문에 하루 수입이 수십만원으로 만만치 않아 일손이 없다.
이에 대해 주민 김모(57·울릉읍)씨는 “내년부터는 울릉도 전체 또는 일부 지역을 정해 휴식년을 정하든지 위험지역에는 입산을 금지하든지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