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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공 30개월만에 가동… 터키 정부 “포스코는 불가사의”

김명득기자
등록일 2013-04-22 00:10 게재일 2013-04-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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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포스코아산 STS 냉연공장을 가다
▲ 2011년 9월 착공식에 참석한 정준양 포스코 회장(가운데)이 자페르 차을라얀 터키 경제부 장관(왼쪽), 니하트 에르균 산업부 장관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동유럽의 중심부 터키 이스탄불 시내를 빠져나와 2시간여 달려 도착한 코자엘리주 이즈미트시 아산(Assan)산업단지. 이스탄불 시내와 약 90km 떨어진 이 산업단지에는 포스코 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전자 저울업체 카스 등 국내 기업이 진출해 있다.

산업단지 입구에서 10여분 정도 달리자 푸른색의 포스코아산스테인리스(STS)냉연공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 공장 사무동 앞에는 태극기와 터키 국기, 포스코기가 나란히 펄럭이고 있었다.

포스코 유럽 진출 첫 생산법인, 교두보 역할 막중

연산 20만t규모 상업생산 본격화땐 현지업계 `1위`

터키, 잠재력 무한한 신흥시장… 미래전망 밝아

△유럽 진출한 포스코 첫 생산법인

공장 안으로 진입하자 권종원 법인장(상무)이 포스코출입기자단 일행을 반갑게 맞으며 2층 접견실로 안내했다.

포스코아산STS냉연공장은 지난해 9월28일 착공했으며 연산 20만t 규모의 STS냉연강판을 생산하며 오는 8~9월께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STS생산라인은 설비를 마치고 시험가동중에 있다. 하지만 공장내외부의 설비는 아직 마무리가 안된 상태다. 이곳에는 포스코에서 파견된 국내 기술진 10명과 현지 기능인 386명이 현재 근무중이다.

▲ 권종원 법인장

권 법인장의 안내로 공장안으로 들어서자 STS냉연공장의 생산라인은 끝이 안보였다. 이 공장의 총 길이는 720m. STS설비라인에서는 벌써 STS냉연제품이 생산되고 있었다. 이 공장의 부지면적은 총 16만9천㎡(5만1천212평)규모로 터키 정부가 전기, 용수, 천연가스, 도로 등 산업인프라를 모두 조성했다. 또 10km 거리에 데린제(Derince) 항구가 있어 소재인 스테인리스 열연강판을 포항제철소에서 공급받기에 더없이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아산STS냉연공장 설비분야는 김동섭(60)기술고문(수퍼바이저)이 맡고 있다. 포항이 고향인 그는 지난 2009년 포항제철소 STS냉연공장에서 정년퇴직한 뒤 이곳으로 와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터키시장 40%이상 점유, 단번에 1위로

총 3억5천만달러가 투입된 이 STS공장은 터키에 진출한 한국기업 투자금액 중 가장 많다. 이 공장은 포스코 60%, 터키 국영기업(Kibar Holding)이 30%, 대우인터내셔널이 10%의 지분구조로 돼 있다. 지난 2011년 법인설립에 이어 그해 9월 착공했다. 당시 착공식에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직접 참석해 터키 니하트 에르균 산업부 장관, 자페르 차을라얀 경제부 장관 등을 만나 정부차원의 지원을 요청했었다.

이 공장은 유럽에 진출한 포스코의 첫 생산법인으로 동유럽의 교두보 역할을 맡게된다. 터키는 STS냉연공장의 소재인 열연코일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포스코 아산STS냉연공장이 본격 가동하게 되면 터키 STS시장의 40%이상을 차지해 단번에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포스코가 유독 터키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최근 경공업 중심에서 중공업으로 급격하게 산업고도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 또 르노, 피아트, 포드, 닛산, 혼다, 현대차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대거 진출해 있고, 이탈리아와 독일에 이어 유럽 3대 가전 강국으로 고급 스테인리스강에 대한 수요가 많아 시장전망이 밝은 것도 그 이유다. 특히 오는 2015년까지 인접국가를 포함해 STS공급량은 40만t에 불과해 수요대비 100만t 이상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전망은 밝은 편이다.

△세계 18위 경제대국의 매력

터키는 정치적 안정을 바탕으로 지난 10년 동안 고속성장을 지속해 현재 세계 18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0년 8.9%, 2011년 8.5%로 G20국중 2위다. 지난해는 글로벌경제 침체로 2.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터키의 또다른 투자매력은 인구 7천563만명으로 유럽 국가 가운데서는 독일 다음으로 많고, 평균연령은 30.1세로 젊은 노동층이 많은 점이다. 또 동로마-오스만 제국의 1천500년전 수도, 유럽-중동-아프리카를 잇는 문화, 지리적 요충지인점도 빼놓을 수 없다.

터키는 인접국가까지 포함하면 인구는 10억, 국내총생산(GDP)도 10조달러의 성장잠재력이 무한한 신흥시장이다. 그러나 터키에는 이를 뒷받침할 메이저 철강사는 없는 상태다. 따라서 아산STS냉연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포스코는 동유럽 최대 철강사로 부상하게 된다.

▲ 터키 포스코아산스테인리스(STS)냉연공장의 제품생산 과정 모니터를 터키 기능공이 지켜보고 있다.

△터키가 놀란 포스코의 추진력

터키 현지인들은 포스코를 `불가사이`한 기업으로 보고있다. 터키 Kibar Holding사와 합작으로 2011년 9월 착공 후 30개월만인 4월 첫 시험가동에 성공하자 정부 관계자들조차 깜짝 놀랐다. 터키 정부 관계자들은 당초 약속했던 기간에 가동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는 것. 하지만 포스코는 그들과 한 약속을 이행했고, 또 남은 일정도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다.

니하트 터키 산업부장관은 현지 언론을 통해 “터키는 조그마한 식품 공업단지 하나 건설하는데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그러나 포스코는 2년전 약속한 그 날짜에 정확히 이행해 한국회사를 신뢰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권종원 법인장은 “터키인들은 한국사람을 형제처럼 생각하고, 한국기업에 대한 신뢰감이 매우 높다”며 “터키정부에서도 포스코에 걸고 있는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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