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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하지 않은 새정부 `낙하산인사`

등록일 2013-04-08 00:05 게재일 2013-04-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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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금융지주의 새 회장에 `친박계`인물인 홍기택 중앙대 교수가 내정되자 낙하산인사 논란이 일고있다. 이번 인선이 앞으로 진행될 대대적인 공공기관장 인선의 기준과 성격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가늠자 구실을 하기 때문에 더욱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인선은 과거 정부의 `자기 사람 앉히기`인선스타일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다. 산은 노조 역시 벌써부터 `낙하산 인사`라는 평가를 내놨다.

홍 내정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창립멤버이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경제1분과 인수위원 출신이다. 대학은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를 나왔다. 박 대통령이 신임 공공기관장 인선기준의 하나로 제시한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일수는 있겠다. 각료와 국무위원급 고위공직자 인선과정에서 드러난 것처럼 `탕평`보다는 제한된 인재풀에서 사람을 고르는 박근혜 정부 인사의 수혜자로 비쳐진다.

그러나 `코드 인사`라고 하더라도 전문성이 문제다. 금융위원회는 홍 내정자가 국제금융과 거시경제의 전문가인데다, 금융회사 사외이사는 물론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을 지낸 이력을 임명제청의 배경으로 꼽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가 실물분야의 유일한 경험인 학자출신이 정책금융 개편 등의 막중한 과제를 별탈없이 수행해 나갈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홍 내정자가 지난 2008년에 박근혜 정부의 금산분리 강화방침과는 동떨어진 `금산통합`을 주장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몇 년새 특별한 계기없이 금융관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왔다면 학자적 양심을 의심받을만한 일이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에는 이명박 정부가 정권이양기를 틈타 청와대 출신 인사 등을 공공기관에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행태에 일침을 가한 적이 있다. 그 때는 전문성을 공공기관장의 제1 덕목으로 내세웠다. 초심이 맞다면 `낙하산 인사`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주변 인물들에 대한 역차별 인사도 불사하는 정교한 접근이 필요했다고 본다. 그랬다면 금융권의 `신(新) 4대 천왕`이니 하는 원치않는 입방아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마치 공공기관장에 대한 개혁인사를 할 것처럼 하다가 과거의 인사행태를 답습하는 듯한 모습을 보는 일은 안타깝다. 차라리 정치권의 `나쁜 관행`이기는 하지만, `엽관주의`를 표방하는 것이 솔직한 태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아무쪼록 공공기관장 물갈이에서까지 조각 과정에서 드러난 인사난맥상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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