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부터 괴롭힌 5명 이름 유서에
아파트 경비원 최모(70)씨는 “통로 입구 위쪽에 `쿵`하는 소리가 나서 가보니 학생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숨진 최군의 가방에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친구 5명으로부터 폭행 및 갈취 등 괴롭힘을 받았다. 학교에서 돈을 빼앗긴 적도 있으며 학교에는 패쇄회로 TV가 없는 폭력사각지대도 있다” 등의 내용을 담은 유서가 발견됐다.
A4용지 두 장에 적은 유서에서 최군은 “가족에게 미안하다”며 중학교 시절과 고교 진학 후 최근까지 자신을 괴롭힌 학생 5명의 이름을 적어 놓았다. 5명 중 2명은 최군과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최군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 등교를 위해 집을 나서 친구와 함께 경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청도역까지 갔으나 등교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최군이 졸업한 경산의 B 중학교 측은 “최군이 중학교 시절 아주 차분하고 착한 심성을 가진 아이여서 또래로부터 폭력에 시달린 점은 몰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12일 함께 등교한 박 모군과 담임교사 등 주변인을 면담하고 CCTV 분석 등 행적조사에 나서는 한편 숨진 최군에 대한 부검을 실시키로 했다. 또 유서에 거론된 학생들에 대한 조사를 벌여 폭력 등 행위가 드러나면 사법처리 할 방침이다.
경산/심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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