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집권기간의 `과`(過)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도덕적 흠결이 없는 정부를 간절히 바랐지만,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면서 친인척·측근 비리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이 대통령의 퇴임연설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이 대통령의 집권 5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이 대통령의 퇴임의 변에 대해 수긍한다. 반면 야당은 `자화자찬식 연설`이라고 혹평했다. 민주통합당 정성호 수석대변인은 “국민 기만적, 자아도취적 연설”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 대통령의 집권 5년동안 공과 과가 혼재돼 있다. 이 대통령은 스스로 언급한 것처럼 전대미답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지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내치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리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양극화는 심화되고 세대간, 지역간 갈등도 커졌다.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구속수감으로 극명하게 드러난 측근 비리, `고소영(고대, 소망교회, 영남) 인사`로 희화화된 편중인사, 민심과 동떨어진 국정운영 방식은 국민을 실망시켰다.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에 이어 퇴임 직전 단행된 측근들에 대한 사면은 여권 내부에서 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게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임기 중 지구를 19바퀴나 돌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매일 4시간 밖에 자지 않고 열과 성을 다한 이 대통령의 노고를 평가하는데 인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 대통령이 스스로 원하고 있는 것처럼 퇴임후에 `조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기를 바란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가운데 국민으로부터 박수를 받으면서 퇴장한 대통령은 없었다. 곧 퇴장하는 이 대통령도 국민의 박수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제 우리 정치사에서도 퇴임시 박수를 받는 대통령이 나올 때가 됐다. 며칠뒤 취임하는 박근혜 당선인이 5년 후 임기를 마치고 나올 때는 국민들의 박수를 받는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