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산업측은 포항시가 원하는 오천 광명일반산업단지로 입주하자니 모든 조건이 여의치 않고, 그렇다고 이제 와서 입주를 외면할 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이래저래 고민에 빠졌다. 그렇다고 동일산업이 당장 오천 광명일반산단에 입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미 착공시기를 놓친데다 최근의 철강경기 침체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일산업이 단순히 이런 이유 때문만에 입주를 꺼리는 것은 아니다. 정작 고민스런 대목은 딴 데 있다. 우선 오천 광명일반산단의 비싼 땅값이 문제다. 오천 광명일반산단은 현재 3.3㎡당 부지 가격은 73만~75만원선이다. 반면 경주 강동일반산단의 경우 3.3㎡당 62만~64만원선이다. 3.3㎡당 11만~13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이 가격을 동일산업 페로망간(Fe-Mn)공장부지 10만5천여㎡(약 3만2천평)에 적용시킬 경우 대략 40억~50억원 이상이 남는다. 경주로 옮기면 부지매입비 인센티브 20억원을 빼더라도 대략 30억원 정도를 남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회사로선 유혹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이유는 기반시설공사가 더디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현재 이곳은 경북도로부터 공업용수 예산 8억원을 지원받는데 그쳐 당장 입주한다고 해도 공업용수 확보가 관건이다.
반면 경주 강동일반산단의 경우 기반시설 진척이 예상외로 빠르다. 이미 40%대의 분양률과 공업용수 공급예산 30억원을 받아 수자원공사로부터 용수까지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한다. 그리고 거리도 경주 강동일반산단이 포항의 광명일반산단보다 되레 가깝다. 동일산업이 20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으면서도 내키지 않아 하는 이유다. 또 20억원의 인센티브 지원금이 당장 지급되는 것도 아니고 공장 완공 후 당초 세부기준안 타당성 분석평가 결과에 충족돼야만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어느 기업이 이 제도에 선뜻 만족을 표시 하겠는가. 착공시기를 놓친 동일산업은 20억원의 인센티브 받기를 꺼려하고 있다. 이게 어디 20억원 준다고 다 해결될 문제인가. 기업은 1천520억원을 투입하면서 존폐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그럼에도 포항시와 포항시의회는 “이제 지원해 줄 것 다 해 줬다”는 식으로 오히려 기업에게 으름장을 놓고 있다. 안일한 기업유치 정책을 이제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 그래야 외부기업들이 마음 놓고 포항에 투자하러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