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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센티브 20억 준다고 해결될 문제인가

등록일 2012-11-19 19:55 게재일 2012-11-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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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의 동일산업㈜에 대한 오천 광명일반산업단지 입주조건으로 한 부지매입비 인센티브 지원 결정이 지난 14일 확정됐다. 포항시의회가 이 문제를 놓고 1년이나 질질 끄는 바람에 해당기업은 파김치가 됐다. 문제는 인센티브 20억원(시비 12억, 도비 8억원)을 지원 받게 돼 즐거워야 할 동일산업이 의외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인센티브 지원결정이 너무 늦어 막상 통보받았지만 달갑지 않다는 것.

동일산업측은 포항시가 원하는 오천 광명일반산업단지로 입주하자니 모든 조건이 여의치 않고, 그렇다고 이제 와서 입주를 외면할 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이래저래 고민에 빠졌다. 그렇다고 동일산업이 당장 오천 광명일반산단에 입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미 착공시기를 놓친데다 최근의 철강경기 침체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일산업이 단순히 이런 이유 때문만에 입주를 꺼리는 것은 아니다. 정작 고민스런 대목은 딴 데 있다. 우선 오천 광명일반산단의 비싼 땅값이 문제다. 오천 광명일반산단은 현재 3.3㎡당 부지 가격은 73만~75만원선이다. 반면 경주 강동일반산단의 경우 3.3㎡당 62만~64만원선이다. 3.3㎡당 11만~13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이 가격을 동일산업 페로망간(Fe-Mn)공장부지 10만5천여㎡(약 3만2천평)에 적용시킬 경우 대략 40억~50억원 이상이 남는다. 경주로 옮기면 부지매입비 인센티브 20억원을 빼더라도 대략 30억원 정도를 남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회사로선 유혹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이유는 기반시설공사가 더디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현재 이곳은 경북도로부터 공업용수 예산 8억원을 지원받는데 그쳐 당장 입주한다고 해도 공업용수 확보가 관건이다.

반면 경주 강동일반산단의 경우 기반시설 진척이 예상외로 빠르다. 이미 40%대의 분양률과 공업용수 공급예산 30억원을 받아 수자원공사로부터 용수까지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한다. 그리고 거리도 경주 강동일반산단이 포항의 광명일반산단보다 되레 가깝다. 동일산업이 20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으면서도 내키지 않아 하는 이유다. 또 20억원의 인센티브 지원금이 당장 지급되는 것도 아니고 공장 완공 후 당초 세부기준안 타당성 분석평가 결과에 충족돼야만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어느 기업이 이 제도에 선뜻 만족을 표시 하겠는가. 착공시기를 놓친 동일산업은 20억원의 인센티브 받기를 꺼려하고 있다. 이게 어디 20억원 준다고 다 해결될 문제인가. 기업은 1천520억원을 투입하면서 존폐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그럼에도 포항시와 포항시의회는 “이제 지원해 줄 것 다 해 줬다”는 식으로 오히려 기업에게 으름장을 놓고 있다. 안일한 기업유치 정책을 이제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 그래야 외부기업들이 마음 놓고 포항에 투자하러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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