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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 개입하겠다는 북한

등록일 2012-11-02 20:53 게재일 2012-11-0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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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문 한동대 교수

지난달 22일 탈북자 연합단체의 대북전단지 살포시도를 정부가 처음으로 제지한 바 있다. 남북한 간 불필요한 긴장을 원하지 않는 이유도 있겠지만 대선에 개입하겠다는 북한에 대남도발의 빌미를 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을 것이다. 북한은 1953년 휴전협정이후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무려 2천660여회의 크고 작은 도발을 자행해 왔다. 수많은 도발 중 2010년 3월26일에 있었던 천안함 폭침은 남한 내 정치일정과 맞물린 정치개입의 한 행태가 아닌가 의심이 되는 도발이었다. 그 이유는 결과적으로, 전쟁공포를 우려한 유권자들의 표심이 6월2일에 있었던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을 참패케 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곧 있을 대선에도 개입하려 한다는 증거들이 포착되고 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윤상현 의원은 지난달 1일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지난 1월1일 노동당 산하 대남기구인 반제민전(반제민족민주전선)을 통해 “올해 남한의 총선과 대선에 적극 개입하라”는 `대남명령 1호`로 불리우는 지령을 내렸다고 했다. 그리고 4월10일에는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 북한 노동신문을 통해 “이번 선거는 친미 보수정권 연장의 분수령이다. 친미 반통일 파쇼 세력을 심판하는 날로 만들자”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남한의 친북단체들은 진보 대연합, 반보수 대연합을 적극 추동해 자주적 민주 정치를 지향하는 연립정부를 쟁취해야 한다면서 북한에 맞장구를 치고 있다.

윤 의원이 인용한 통일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방송(TV), 평양방송(라디오)이 선거관련 내용을 직접 거명한 횟수는 지난 1월부터 4·11 총선 때까지 하루 평균 4.6회, 그리고 4년 전에 비해서는 약 6배 증가했으며, 5년 전 17대 대선에 비해 약 3배가 늘어나 북한이 대선 개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양상이라고 한다. 윤 의원은 이어 북한이 국내 선거 개입에 대남 선전선동기구인 `조평통`등 대남 외곽기구들을 적극 동원하는 것은 물론 유튜브와 트위터, 플리커 등 온라인 매체들도 적극 활용, 젊은층을 겨냥한 선전선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이 북한은 실제 남한의 선거정국에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대선에 개입하기로 한 이상 자신들의 목적달성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할 것이다. 헌법보다 상위규범인 조선노동당 규약은 예나 지금이나 한반도를 김일성, 김정일 주의화 한다는 것을 최종목적에 두고 있다. 그리고 대남적화통일 전략의 3대 투쟁과제 중 하나가 인민정부 수립인 만큼 이를 위해 도움이 되는 쪽으로 개입할 것이다. 북한의 대선개입은 전쟁 공포감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면 직접적인 고강도 군사도발을 할 것이고, 남북한 간의 긴장조성만 필요하다면 무력시위에 그칠 것이다. 또 이번 대선에서 안보불안감 조성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생각되면 대남심리전 강화나 사이버테러와 같은 비군사적인 방법으로 개입할 것이다. 예측컨대, 전자의 군사적 도발보다는 국민들이 잘 의식하지 못하는 후자의 비군사적 도발 쪽으로 훨씬 더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남심리전과 사이버 테러를 이용한 선거전 개입은 국가 장래를 좌우할 심각한 결과를 낳게 할 것이다. 북한의 개입은 국내종북세력 결집이나 해외 친북세력동원과 함께 대북정책 전환유도와 대남전략추진에 유리한 환경조성을 위해 엄청난 내부갈등과 국론분열을 조장할 것이고, 유권자들의 마음을 혼돈스럽게 만들 것이다. 정부는 북한의 선거개입에 대응할 태세를 갖춰야 하고, 국민들도 현혹되지 않도록 국론을 결집해야 한다. 북한이 왜 대선에 개입할까? 한마디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가 선출되도록 하기 위함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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