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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 - 균형(Balance)

등록일 2012-10-19 20:59 게재일 2012-10-1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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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연도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경영학 박사
이제 18대 대통령 선거가 세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유력한 세 후보들은 하나같이 국민들의 복지 향상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그동안 복지에 대한 공약은 수없이 많았는데도 말이다. 그럼, 이 복지란 어떤 의미를 가지며, 무엇 때문에 강조될까?

동양철학 기본서인 사서삼경 중 하나인 중용(中庸)은 인간의 기본적, 보편적 가치를 강조한 개념으로서, 지나치거나 모자람 없이 도리에 맞는 것이 `中`이요, 평상적이고 불변적인 것이 `庸`이라고 했다. 즉 인간에게 가장 행복하고 안정된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것이 바로 가장 보편 타당한 복지의 개념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60여년간 국가 부흥을 위해 성장 위주의 양적 팽창 정책을 급속히 추진해 온 결과, 복지나 행복과 같은 질적인 용어는 상대적으로 등한시해왔거나 뒤로 미뤄왔다. 즉, 불균형 상태로 지금까지 성장해 왔다는 얘기이다. 그러므로 국민의 보편적 질서인 복지와 행복을 지금 대통령 후보가 강조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렇듯 중용, 즉 균형을 언급하는 일은 과거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예를 들면, 내년도 국가 예산을 수입과 지출을 균형있게 편성하는 일, 정치에서 여야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일,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일 등 상식적이고 당연한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

비단 현대뿐만 아니라 과거 역사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우리 역사상 국가를 가장 안정적이고 성공적으로 이끈 임금은 바로 세종대왕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세종은 국가 경영의 성패를 한마디로 인재의 적재적소에 있다고 강조했다. 즉 조선 건국 이념인 유교 중심의 학자를 중심으로 불교적 인물인 변계량, 도교적 인물인 맹사성, 법가적 인물인 허조 등을 적절하게 부서의 장으로 임명함과 동시에 전체적 균형추 역할을 할 인물로 황희를 등용하여 18년 동안이나 영의정으로 재임하게 하는 등 유교정책을 균형있게 펼침으로써 조선을 새로운 부흥기로 접어들게 만들었다.

기업에서도 균형에 대한 인식이 강조되고 있다. 지금까지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익 추구와 같은 경제적인 수익성에만 집중해 왔으나, 앞으로는 추가적인 비용지출을 감수하는 친환경 경영을 수용해야 하고, 나아가 사회적 책임까지 실천하는 등 수익-환경-사회를 균형있게 고려해야만 지속 성장이 가능하리라 본다. 이미 선진기업들은 대부분 이 세 가지 관점에서 경영의 틀을 짜고, 경영성과에 대한 배분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여 균형있는 비율로 전략을 수립하는 등 기업 혼자만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수익만 추구한 기업들은 결국 오래 생존하지 못하는 사례가 실제 속출하고 있다.

균형의 관점이 어디 이뿐이랴. 가정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이 상호 균형을 이룰 때 아이에게는 안정감을 주고, 부부에게는 신뢰감을 주어 가정의 평화를 가져오게 한다. 집안의 힘이 아버지 또는 어머니에게 한 쪽으로만 쏠리게 되면 그 집안은 이미 불균형 상태에 놓여 있어 늘 불안이 쌓이게 되고, 결국은 폭발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이제 온 산하가 가장 아름답고 풍성한 열매를 맺는 시월이다. 건강 챙기기에 적합한 계절이라 많은 사람들이 각종 스포츠나 새로운 건강식에 관심을 갖게 되고, 실제 참여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육체 건강에만 시간과 비용을 너무 많이 쓰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관심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한번쯤 뒤돌아 볼 때이다. 이제 책장의 먼지를 털어내고 마음의 양식인 책을 읽자. 이렇게 정신 건강을 도모하는 것이 곧 다가올 미래의 삶의 가치를 균형 있게 맞추는 것이며, 멋진 가을을 맞이하는 소박한 방법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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