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선일이 두 달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안철수의 무소속 출마 선언은 대선 정국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박근혜와 문재인 양자 간의 대결구도에서도 아직도 앞서고 있다. 그 동안 새누리당에서는 여러 차례 안철수를 검증했으나 그 영향력은 미미했다. 민주 통합당과 문재인 후보 측에서도 급기야`무소속 후보 불가론`을 제시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성공 할 것인가? 아직도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안철수 출마선언은 정치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음을 부인할 수 없다. 여당 박근혜의 지지율 하락은 박 후보 주변의 비리나 실수에도 영향이 크지만, `새로운 정치`를 표방한 정치 신인인 그의 등장과도 무관치 않다. 또한 그가 야권 후보임을 선언함으로써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문재인의 버거운 경쟁자로 등장해 야당후보에 대한 관심을 희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의 등장은 여야 정치권에 정당 쇄신, 정치 개혁의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성 정치의 전면적 개혁을 표방한 그에 대한 불안감도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안철수 캠프나 그의 지지층은 한국정치나 정당정치의 고질병을 들어 제3의 무소속 후보 안철수의 등장은 `국민적인 요청`이며 `시대정신의 반영`이라고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민주통합당에서는 그의 무소속 출마는 이상에 불과하고, 현실적으로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므로 야권 후보 단일화를 반드시 성취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특히 민주통합당은 설사 그가 대통령에 된다 하더라도 정당이나 의원들의 지지 없이는 그가 구상하는 개혁입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무소속 불가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안철수 후보는`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야권 단일화 문제를 보는 여론이 엇갈려 현재로서는 속단하기 어렵다. 안철수의 적극 지지층과 보수층에서는 `안철수의 생각`과 뜻을 관철하기 위해 당락에 관계없이 끝까지 완주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물론 여기에는 보수층의 승리를 위한 전술적 포석도 깔려 있을 것이다. 이에 반해 야권 지지층에서는 민주 통합당과 정책적 비전이 비슷한 안철수 후보는 반드시 단일화해 정권 교체의 대의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역시 야권 승리를 위한 현실적 전술적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안철수의 무소속 후보론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완전히 상반된다. 그러나 대체적인 시민 사회의 여론은 안철수 후보는 야권 단일화에 임할 것이란 입장이 우세하다.
결국 안철수의 `무소속 후보론`은 오래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3자의 대결구도에서 안철수의 패배는 명약관화하다는 현실을 안철수측과 야권이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선 등록 시기를 전후해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 협상에 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협상과정의 난항이 예상돼 협상의 파기로 3자 대결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종국적으로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 협상이란 카드를 선택할 것이다. 그것은 정치는 이상이 아니고 현실이기 때문이다. `안철수의 생각`이 정책화 되려면 정당의 여과과정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안철수 후보의 지난번의 7대 정책 공약은 정치 현실과 너무 먼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청와대 이전론, 지방의원 정당공천 배제론, 대통령 권한 대폭 축소론, 대통령 사면권의 국회 동의안 등이 참신한 정치 개혁이라고 보기 어렵다. 모두 기성 정치권에서 몇 번 씩이나 검토했던 진부한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시민 사회의 안철수에 대한 기대와 지지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 밖의 `학자 안철수`를 지지하던 사람들이 `정치인 안철수`의 정책과 인물이 검증될수록 그를 떠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유권자의 불안감으로 정당 후보보다 그에 대한 지지율이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안철수 후보의 독자 완주와 단일화 협상은 앞으로 지지율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이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