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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명예군민 탄생

김두한기자
등록일 2012-10-09 20:57 게재일 2012-10-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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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페디콘 美 투산교육청장·김건선 TKAP 추진위원장<br>국제교류협약체결·어학연수 프로그램 지원 공로 수여
▲ 최수일<왼쪽> 울릉군수가 존 페디콘<오른쪽> 미국 투산교육청장과 김건선<가운데> TKAP 추진위원회위원장에게 울릉군과 투산교육청 간의 국제교류협약체결 및 미국어학연수 프로그램 지원에 대한 공로로 명예 울릉군민증 수여를 축하하고 있다.

【울릉】 울릉군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명예군민이 탄생했다.

최수일 울릉군수는 최근 존 페디콘 미구투산교육청장과 김건선 TKAP 추진위원회위원장에게 울릉군과 투산교육청간의 국제교류협약체결 및 미국어학연수 프로그램 지원에 대한 공로로 명예 울릉군민증을 수여했다.

울릉군은 국제관광 휴양 섬에 걸맞게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해 미국 애리주나주 투산시교육청과 자매결연을 하고 울릉지역 초·중·고등학생들이 미국 홈스테이 어학 및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중학생 17명을 시작으로 2009년 고등학교 생 17명, 2010년 중학 12명, 2011년 초 12명, 중 8명, 고 4명 등 총 24명, 올해 초 16명, 중 12명 등 28명을 보낼 예정이다.

울릉군은 투산교육청과 더욱 문호를 넓히기 위해 최근 존 페디콘 투산교육청장을 비롯해 김건선 TKAP 추진위원회위원장, 밸러리 페인 사비노고등학교장, 존 베리사리오 타운샌드중학교장, 안혜숙 투산교육청 교사 등 6명을 초청한 자리에서 명예군민증을 수여식을 했다. 외국인이 명예울릉군민이 된 것은 처음이다.

이날 방문에서 눈에 띄는 사람은 한국인 김건선 TKAP 추진위원회위원장이다. 15세 때 형과 함께 배를 타고 미국으로 건너간 뒤 부동산사업으로 미국에서 성공했다.

그는 “고국에 언젠가는 꼭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울릉도 학생들을 미국 교환학생으로 초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닿기 힘든 울릉도에 미국 손님이 온 것은 2008년부터 진행해온 `울릉도-투산교육청 교환학생 협약`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이 자리잡게 된 데는 김씨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투산시에서 성공한 사업가인 김씨는 울릉도 학생들을 매년 1월께 투산시에 초대해 현지 학교에 다니고 홈스테이를 하는 것을 돕고 있다. 올해는 가장 많은 28명을 선발한다.

이 협약으로 울릉도 내 초ㆍ중ㆍ고 학생 900여명 가운데 10~20명이 매년 겨울방학 한 달간 투산시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현지 학교에 통학한다. 한국 학생과 미국 학생을 1대1로 붙여주는 `앰배서더(ambassador)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김씨의 도움으로 울릉도 학생이 투산시 홈스테이 비용이 4주간 40만달러(120만~150만원) 정도이다. 학생 선발을 위해 울릉군청은 자체 시험을 마련했다. 매년 지원자가 두 배를 넘어 경쟁도 치열한 편이다.

매년 울릉도 학생들을 맞아하는 김씨는 “투산에 처음 오면 수줍어 말이 없던 학생들이 차츰 자신감과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깨우치더라”면서 “평소 자립심이 없던 학생도 울릉도에 돌아와 적극성을 띠고 집안일을 돕는다는 얘기를 듣고 이 프로그램에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미국 어학연수의 결과가 나타났다. 지난 201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울릉도 초등학교 6학년 학생 60명이 서울 강남지역보다 성적이 우수했다.

수학은 물론 울릉도 학생들의 영어성적 평균은 95점으로 강남지역 학생들의 94.8점 보다 높아 전국에서 1등을 했다. 기초학력 미달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것도 특징이었다. 한국 학생들의 방문은 다문화 교육의 최전선인 미국 학교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김씨는 “한국 학생들의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투산 학생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는 울릉학생들이 연수를 받고 있는 투산중학교 전체 성적이 조금씩 오르고 있기 때문, 여러 인종이 함께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학생들도 어려움 없이 잘 적응한다고도 했다.

당초 프로그램은 독립운동가 후손 오영상씨(61)가 제안했다. 지난 2008년 남애리조나 한인회 이사장이던 오씨가 광복절을 맞아 일본의 독도 야욕 비난 성명서를 독도에서 낭독하기 위해 울릉도를 방문하면서 계기가 됐고 이후 김씨가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울릉고등학교 학생들이 1년간 미국에서 공부하게 하는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울릉도와 투산시 모두 만족하는 만큼 할 수 있는 데까지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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