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가장 큰 자산은 바다다.
포항 앞바다는 북쪽의 차가운 리만 해류와 남쪽의 따뜻한 쿠로시오 해류가 만나 따뜻한 바다에 사는 오징어 고등어와 찬바다에 사는 명태 대구가 지천인 `황금어장`을 이루고 있다.
자원도 풍부하다. 정부는 지난해 해저광물자원개발 심의회를 열어 포항 앞바다에 있는 대륙붕 제6-1해저광구에 대한 석유 탐사권을 2곳의 국내기업에 허가했다. 이같은 중요성 때문에 한국지질자원연구소는 포항 흥해에 포항분원을 설치키로 하고,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어업 뿐만아니라 광업에서도 `황금어장`의 가능성을 보고 있는 것이다.
포항은 지금 바다를 기반으로 21세기형 산업과 기술, 문화 감성마케팅을 바탕으로 하는 `융합형 황금어장`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포항을 `환동해경제허브`로 만들자는 것이다. 러시아 극동지역, 중국 동북3성. 일본서안, 북한의 나진 선봉을 경제블록으로 묶고 포항을 이곳의 사람과 자본, 기술, 교육이 교류하고 모이는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환경은 잘 갖춰져 있다. 세계적인 철강 소재산업의 기반 위에 포스텍, 포항지능로봇연구소,막스플랑크연구소, 아태물리이론센터와 같은 첨단과학인프라가 자랑이다.
영국 더 타임스 평가 역사 50년 이래 세계 최고의 대학인 포스텍과 한동대 같은 국제 경쟁력을 갖춘 최강의 교육인프라도 빼놓을 수 없다.
2009년 개장한 영일만항은 개장 3년만에 누적 물동량 30만 TEU를 달성했으며, 고려해운 장금선사 등 5개 선사가 러시아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6개국 8개 항로에 주 11항차 운항을 하는 등 윈심력과 구심력을 갖춘 항만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일만항 배후산업단지와 포항블루밸리 등 조건이 좋은 산업단지도 풍부하다. 그러나 환동해경제블록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노력은 포항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은 두만강 유역의 경제벨트인 창치투(창춘 지림 투먼)프로젝트에 이어 동북3성 가운데 랴오닝 연해결제벨트, 선양경제구 하다치 공업지역 등 4대 경제벨트를 구축하고 있고, 여기서 생산한 물동량을 동해로 빼내기 위해 이미 나진항을 빌렸다.
러시아는 지난 8,9일 이틀동안 블라디보스톡 앞 루스키섬에서 2012년 APEC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극동지역 개발을 위해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블라디보스톡을 광역화해 러시아 동부수도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나오고 있다. 이를 `푸틴의 동방정책`이라고 부르고 있다.
포항이 이들도시와 경쟁하면서 환동해경제허브로 성장하느냐 마느냐는 광역교통인프라에 달려있다. 특히 포항에서 시작되는 동해중부선은 장래 북한, 러시아, 중국과의 연계노선을 고려할 때 정부가 더 큰 틀에서 이 사업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현재 포항을 중심으로 한 환동해권 철도사업은 KTX 포항직결노선과 울산-포항을 잇는 동해남부선, 포항-삼척을 연결하는 동해중부선, 영일만인입철도 등 4개 사업이다.
다행히 KTX 직결노선과 동해중부선과 같은 철도노선 등은 올해보다 훨씬 많은 예산이 투입돼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국토부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그러나 2006년 한국과 러시아,북한 철도관계자들이 한반도 종단철도와 시베리아 종단철도 연결을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점을 생각할 때 현재 영덕까지 구간에만 투입되고 있는 동해중부선 예산을 조속히 확대해 전체구간 완공일정을 앞당겨 주기를 바란다.
이렇게 될 때 포항은 일본 서안, 러시아 극동지역, 중국 동북3성, 북한 나진 선봉을 잇는 뱃길과 철도를 통해 확실한 환동해경제허브로 성장할 것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성장엔진이 될 것으로 믿는다. 뱃길에 이어 철길이 연결되면 더 이상 좋은 시너지효과가 없을 것이다.
오늘(18일)은 `철도의 날`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인 노량진과 제물포간 경인선이 개통된 지 113년 되는 날이다. 철도가 우리 산업에 미친 영향을 생각할 때 53만 시민과 함께 철도관계자의 노고에 감사드리고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