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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외국인 관광객 1천만 명 시대

등록일 2012-08-20 21:20 게재일 2012-08-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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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동북아의 작은 나라, 분단국인 한국을 찾은 관광객이 지난 7월 처음으로 월 100만 명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있었다. 또한 지난달 중국 관광객이 32만명으로, 일본 관광객 30만명을 처음으로 앞섰고, 중국 관광객만 연인원 200만명이라는 보도도 있다. 중국인들의 제주도 관광이 줄을 잇고, 몇 해 전 학회에서 만난 어느 북한의 학자마저 평생의 소원이 제주도 관광이라고 털어 놓았다. 이러한 추세로 보면 인구 13억의 중국 관광객은 더욱 증가될 것이고, 올해의 외국인 관광객은 1천100만명을 초과할 전망이다.

이같은 좁은 땅에 관광객이 몰려오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도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높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브랜드의 상승에는 기본적으로 세계 GDP 규모 10위권이라는 국력이 뒷받침 되고 있다. 우리 스스로 내부를 들여다 보면 아직도 정치적·사회적 먹구름이 그대로 남아 있지만 외국인들의 한국 관광열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 관광이 이어지는 이유에는 케이 팝 등 한류가 큰 몫을 하고 있다. 한국 젊은 가수들의 율동과 노래, 한국의 드라마, 심지어 한국의 김치까지 세계인들에게 전파된 결과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의 런던 올림픽에서 보여준 축구 등 스포츠 강국이라는 이미지도 한국 관광의 매력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해외의 한국어 교육원에는 한국 회사 취업이나 한국을 알기위한 현지 외국인 수강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한국 관광의 수요 증가는 여러 측면에서 우리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 우선 한국의 관광을 통해 한국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나아가 관광 수입은 주요 무역외 수입이 된다. 특히 오늘의 관광추세는 `보는 관광`만이 아이고 `사는 관광`시대이기 때문 더욱 그러하다. 한국 관광객의 증가는 한국의 이미지 제고와 상품 판매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밖에도 그들에게 우리의 분단 현실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통일외교에도 일정부분 기여할 것이다. 해외의 170만 동포들에게도 조국의 발전상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줄 것이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의 증가는 환영할 일이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우선 세계인들의 `한류에 대한 환상`이 한국 현지 방문을 통해 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한국인들의 살아가는 모습에서 한류의 제 모습을 찾아야 할 텐데 우리들의 질서 의식이나 외국인에 대한 태도는 우려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아직도 내국인 중에는 외국인에 대해 무시하거나 차별하는 경향이 강하다.

정부가 한국 관광 공사 사장으로 귀화 외국인 이참씨를 기용한 것은 참신한 방안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체계적인 한국형 관광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한국 관광이 크고 웅장한 유물·유적·볼거리 관광으로는 중국 등 외국과 겨룰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아름답고 조용한 산천을 간직한 자연 환경의 부국이다. 내가 안내한 어느 외국인은 “한국은 나라 전체가 국립공원”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외국인들이 이러한 자연에 쉽게 접근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여기에 한국 고유의 전통, 민속 등 문화 상품을 첨가해야 한다. 그래야 외국인들이 한국의 자연미에 감탄하고, 또 다시 한국을 찾을 마음이 들 것이다.

끝으로 이러한 관광정책이나 인프라에 못지않게 소중한 것은 손님을 맞는 따뜻한 마음가짐이다. 한국인들의 외국 관광객에 대한 마음의 표현인 친절한 미소는 대가없는 관광 자원이다. 나는 여러 해 전에 호주 해안에서 만난 친절한 노부부, 알프스 산록에서 만난 스위스의 청년, 독일 열차안의 어느 신부님의 따스한 미소를 잊을 수 없다. 기회가 닿으면 이들이 살고 있는 그곳으로 또다시 달려가고 싶다. 외국 관광객 1천만명 시대, 우리는 어떻게 외국관광객을 맞아야 할까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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