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지수와 싸우고 열대야를 견딜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히는데, 신문사로부터 기고 요청이 들어왔다. 흔쾌히 응했지만 한편으론 긴장감으로 서늘해진다. 부담감과 설렘으로 이 칼럼을 시작하는 걸 나만의 피서법으로 삼는다. 부끄럽지 않은 여름나기가 되도록 내 오감을 한껏 열어, 두루 세상 읽기에 나서본다.
시사와 화젯거리에서 풍속과 이웃까지 내 마음결이 닿는 것이면 어떤 것이라도 찾아 나설 것이다. 열중하는 집단의 목소리도 살피겠지만 절절한 개별자의 소통 의지도 놓치고 싶지 않다. 멀리 보는 담대함과 가까이서 살피는 섬세함이 함께 하는 글이 되도록 할 것이다. 거기엔 눈치 볼 시류도, 따를 유행도 없다. 다만 본질적이고 유의미한 생각거리를 독자들과 호흡하고 싶을 뿐이다. 이 짧은 지면이 가끔 뜨거워진 머리를 식히고 때론 차가워진 심장을 데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열대야가 지속될수록 책임감으로 손끝은 예민해진다. 내게 이보다 더한 피서가 어디 있으랴. 더러 넘치거나 모자랄 내 글이 새로운 지면에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약력> 경북대 불어불문학과 졸업
2004 영남일보 신춘문예 소설`폭설`당선
포항문인협회 사무국장 역임, 문화관광부 `파견 작가`활동
공저 소설집 `버릴 수 없는 것들의 목록`(북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