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무상보육이 중단위기를 맞게 된 배경에는 한마디로 무책임한 정치권이 자리하고 있다. 무상보육은 출산율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증가와 관계되므로 긍정적 측면이 있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면도 적지 않다. 만 2세 미만의 영아는 가정보육이 바람직한 데도 정부가 돈을 대면서 시설보육을 하도록 하는 것은 비교육적이다. 무엇보다 무상 시설보육 발표가 나자 영아시설 이용률이 2009년 50.5%에서 30% 포인트나 증가했다고 한다. 전업 주부조차 자녀를 교육적으로 좋지 않은 시설에 맡기도록 유도한 꼴이다. 이러니 당초에 17만명으로 잡았던 지원대상자가 13만명이나 늘었고, 3천700억원으로 예상했던 중앙정부의 예산만 2천800억원이 증가했다.
더구나 정치권은 무상보육에 소요될 재원의 절반을 감당할 지자체와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실책을 범했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예산 자립도가 낮은 데다 최근 계속된 경기부진으로 지방세 수입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매년 급증하는 복지비용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지자체에 예산 확보 대책은 마련해주지 않고 부담만 떠넘기고 있으니 지자체들이 감당할 이유도, 방법도 없다고 나서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