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존재하는 동·식물에는 생명이 있고 한번 태어나면 반드시 죽는다는 일생일사(一生一死)의 철칙이 있다. 그리고 사람은 자기의 목숨만큼 귀하고 소중한 것이 더 없다. 그래서 성서에도 “목숨은 천하하고도 바꾸지 아니하고 세상을 다 준다해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한다. 생명은 살아 있는 목숨이다. 생명은 예지 보다도 운수에 매어 있어 청년에게는 난폭이, 노년에게는 성숙이 그 생명을 빼앗아 간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기 생명만큼 오래 보존하고 싶어하는 것도 없지만 이것만큼 소중하게 다루지 않는 것도 없는 것이다. 플루타르크의 `영웅전`에 보면 “거짓말 하고 생명 건지는 것이 누명을 쓰고 죽는 것보다 나을 뿐만 아니라 크게 보면 이름없는 몇몇 격노한 백성에게 희생으로 드리고 많은 선한 인물들을 구하는 것이 상책”이라 했다. “인생은 사랑이요, 그 생명은 정신”이라고 시인 괴테가 말했다. 사랑하는 것은 두 가지의 기쁨을 같이 하는 것이다. 검은 대륙의 성자로 불리우는 슈바이처 박사는 “나는 나무에서 잎사귀 하나라도 의미없이는 따지 않는다. 한 포기의 들꽃도 꺾지 않는다. 벌레도 밟지 않도록 조심한다. 여름밤 램프 밑에서 일할 때 많은 벌레가 날개가 타서 책상 위에 떨어지는 것을 보는 것보다는 차라리 창문을 닫고 무더운 공기를 호흡한다”고 했다. 요즘 세계 각국의 통계에 의하면 스스로 자기 목숨을 함부로 던지는 자살자가 그 수가 많고 또 나날이 불어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한다. 오히려 가난한 나라일수록 자살자가 적은 반면 OECD국가로 불리우는 나라에서 그 숫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고 한다. 계속해서 슈바이처는 그의 저서`나의 생애의 사상`에서 “인간은 생에 대한 의지 자기분열의 법칙에 얽매여 다른 생명을 희생시키고 자기 생명을 유지시키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했다. 생에 대한 외경에 빠지면 그 존엄성을 더욱 절실히 깨달아야 한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