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최초로 한국사람 김용 박사는 미국 다트머스대학 총장이 되었다. 그는 한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학생들도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은 충분히 갖고 있는데 부모들이 한사코 그것을 막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들 자신은 지역사회나 후진국을 위한 봉사활동에 뜻이 있어도 부모들이 자식의 공부와 출세에 지장이 있을까봐 반대하기 때문에 결국 자신의 문제에만 관심을 쏟으면서 끼리끼리 어울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들이 미국 주류사회에 진입하지 못하는 것은 인종 차별 등 보이지 아니하는 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한탄할 일만 아니다. 미국의 백인, 흑인, 히스패닉(스페인어계 미국 주민) 가릴것 없이 두루두루 어울리고 세계의 문제를 자기의 문제로 인식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그렇게 해야 그 재능에 맞는 중요한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동안 서적가에서 인기를 끈 책 가운데 `나는 왜 사라지고 있을까`라는 베스트셀러의 선두에 선 일이 있었다. 그 대답은 아주 간단하다.`살아나고 싶다면 포용만이 살 길이다`라고 했다. 포용은 차이를 인정하는 가운데 나와 다른 의견과 문화, 방식을 참고 견뎌내며 받아들이는 것이라 했다. 또한 포용력은 개인의 품성이 아닌 행동하고 실천하는 가치,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남는 생존전략이라고 말한다. 한 예로 공룡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곤충과 포유류가 살아남는 것은 포용력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거대 초식 공룡은 식물한테 물려주는 것 없이 먹어 치우기만 했고 숲은 황폐화 됐다. 반면 곤충을 꽃가루를 묻혀 보냄으로 식물의 가루받이를 통한 번식을 도왔다. 포유류도 배속에 각종 식물의 씨앗을 감추었다 이리저리 퍼뜨렸다 서로 주고 받는 것이 있어서 함께 번성했다는 것이다. 진정한 포용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나를 좀더 넓게 정의하는 `자아확장`의 이념으로 역지사지(易地思之), 경청과 관찰, 여유와 기다림의 자세가 필요한 자만이 능할 수 있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