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생명을 유지시키는 영양분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으로 산다고 한다. 노인이라는 나이에 들면 매일같이 많은 약을 복용한다. 제일 많이 먹는 것으로 소화제, 두통약, 고혈압, 관절염, 그리고 당뇨약이라 한다. 전문의에 의하면 약은 어느 것이나 새로운 병을 가져 올 우려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병 때문이 아니라 약 탓으로 죽는다. 약은 병자를, 수학은 슬픈 인간을, 신·철학은 죄많은 인간을 낳는다고 한다. 약의 최악의 결점은 하나를 먹으면 또 다른 약이 필요하게 되는 점이다. 모든 약의 효능은 인체라고 불리우는 기관과 분비액과 호르몬의 가장 복잡한 조직에 작용함으로써 활력을 강화하고 그것에 의하여 신체를 저절로 낫게 한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약 없이는 못 살것 같다. 날이 갈수록 병원의 수도 늘어나고 옛날에는 병명조차도 모르던 질환까지 연구 개발되어 이제는 온통 병균의 침공, 포위, 작전 속에서 인간의 실날 같은 남은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판단으로는 병의 종류가 많은 것은 음식 탓이나 생활 탓으로 돌리는 경향도 많고 또 어떤 이는 약의 남용으로 인한 병의 유발 원인이 된다고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많은 약을 먹는다. 필자도 냉장고 속에서 오래 전에 먹던 약을 찾았으나 무슨 약인지 몰라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 가정에서 수거한 폐의약품이 348t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는 “지난해 사람들이 먹지 않고 집에 쌓아둔 약을 약국이나 보건소가 수거한 물량이 이같이 집계됐다”고 한다. 해마다 그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수거되지 않고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폐의약품은 새로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먹고 남은 약을 무심코 쓰레기통에 버린다. 주택가 눈에 잘 띄는 좋은 장소에 폐의약품 배출 장소로 삘리 선정하는 것이 오염 방지의 한 대책이라 할 수 있다. 값으로 따지면 엄청난 액수인데 너무 남용이 된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