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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의 사명

등록일 2012-04-26 21:24 게재일 2012-04-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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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주에서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중학생이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을 비롯해 안동과 상주 등지에서 연이어 학생자살 사건이 터졌다.

경북지역 교육기관 수장인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을 비롯한 경북도육청 간부 공무원들은 지난 24일 이들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어 유가족에게 사죄하고 대비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우 도교육감은 “학교폭력으로 자살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폭력예방 대책이 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교육감은 이어 “향후에는 일선현장에서 폭력예방대처 매뉴얼이 성실하고, 똑바로 적용되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교육기관 책임자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는 너무 흔하게 봐왔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학교폭력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일이 터질 때마다 교육당국이 되풀이했던 일이다.

지난해 12월 대구의 한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도, 그달 2일 대전의 집단따돌림 여고생 자살사건이 났을 때도 교육당국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었다.

매번 대책을 세우는데 학교폭력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결국 교육당국은 그동안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않았고 형식적으로 대책을 세우는 흉내만 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경북교육청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책 부재를 실토했다. 이번 학생 자살은 대책이 없어 일어난 게 아니라 제도적 장치는 거의 구비됐으나, 현장에서 이를 적용하는 데 미비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또한 일선교사들은 교사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학생들을 끝까지 보듬어 달라고 부탁했다. 이는 일선 교사들이 그동안 학교폭력에 대해 무책임하게 대처했다는 말과 통한다.

폭력적 인성은 가정교육에서 1차적인 문제가 시작되고 이를 바른 인성으로 지도해야 할 학교와 교육기관, 사회가 제 구실을 못한 데서 기인한다. 무엇보다 폭력적 인성의 학생에 대한 지도를 포기하다시피한 현재 학교교육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교육의 본질은 공부 잘하는 학생을 길러내는 것이 아니라 인성이 파괴된 한 명의 학생을 바른길로 이끄는 것이다. 공부는 못해도 친구와 이웃을 보살필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간을 육성하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교육 당국과 일선 교사들은 교육자로서의 남다른 사명감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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