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김형태 당선자 탈당과 새누리당의 입장 선회

등록일 2012-04-19 21:34 게재일 2012-04-19 19면
스크랩버튼
제수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새누리당 김형태 국회의원 당선자(경북 포항 남·울릉)가 18일 탈당했다. 사실을 확인한 후 조치하겠다던 새누리당이 김 당선자에 대해 당 윤리위를 열어 출당을 검토하기로 하는 등 강경방침으로 돌아선 데 따른 것이다. 성추행 의혹은 꼬리를 물면서 날로 확산하고 있다. 피해 당사자인 동생의 부인은 라디오 방송에까지 나와 육성으로 생생하게 당시 정황을 증언했다. 또 의혹이 사실일 개연성을 높여주는 물증인 녹취록에 등장하는 목소리가 김 당선자 본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새누리당이 더이상 미적거리기 어려운 상황까지 온 것이다. 동생의 부인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는 반인륜적 패륜 행위다. 사실이라면 탈당 정도가 아닌 의원직 사퇴로도 용서받기 어렵다는 게 국민의 도덕적 눈높이라는 점에서 뒤늦은 새누리당의 입장 선회가 그나마 다행스럽다는 생각마저 든다. 새누리당은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문대성(부산 사하갑) 당선자에 대해서는 대학의 표절여부 심사 결과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사안 역시 표절 수준을 넘어 `대필`이란 주장이 나오는 등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문 당선자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탈당한 후 당의 보호를 받지 않는 신분에서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성추문 논란에 대해 법적 공방의 결과에 따라 입장을 정하겠다던 새누리당이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가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반인륜적인 사안에 대해 언제 나올지 모를 수사결과를 지켜보고 처리한다는 방침은 상식적인 국민 정서에는 맞지 않는 너무 안이한 판단이었다. 박 위원장은 16일까지만 해도 “사실이 확인되면 거기에 따라 (결정)할 테니까 더 되풀이할 필요는 없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의혹이 확산되면서 선제적 대응을 주문한 이준석, 이상돈 비대위원에 이어 김종인 전 비대위원이 출당과 의원직 사퇴를 거론했고, 친이계 핵심인 이재오 의원까지 “파렴치한 전력의 사람을 옆에 두면 국민 신뢰를 잃는다”고 경고했다. 급기야 한 방송이 17일 성추행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녹취록의 남성 음성과 김 당선자 목소리가 전문가에 의뢰한 결과 동일인물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보도하자 결국 입장을 바꾼 것이다. 새누리당과 박 위원장은 앞으로 일거수일투족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할 경우 민심은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우근 시인과 박계현 화백의 포항 메타포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