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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위로하는 것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2-03-27 21:40 게재일 2012-03-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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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위로받기를 좋아한다. 위로는 수고를 치하해 마음을 풀어주는 것이다. 용기를 잃지 않는 용감한 사람이 돼라. 사소한 일이 우리를 위로해 준다. 마치 사소한 일이 우리를 괴롭히는 것처럼 신(神)은 불행한 자를 위로하기 위해서 대를 지배한다고 했다. 위안자의 머리는 결코 아픈 일이 없다. 무식한 욕은 도리어 굶어 죽는 혼에게 떡이 될 수 있지만 발라 맞추는 간사한 위로는 칼 보다도 더 아프게 생명을 갉아낸다는 말도 있다.

장자는 가정 형편이 매우 어려웠다. 하루는 식량이 떨어져 감하후라는 자에게 양식을 꾸러 갔다. 감하후는 말했다. “알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형편이 나도 어렵습니다. 세금을 거둬들인 후에 은자 300냥을 빌려 드리겠습니다”

당장 먹을 것이 없는 장자는 한마디 위로도 받지 못하고 무정한 그의 말에 화가 치밀어 이런 비유를 들었다. “어제 길을 가다가 웅덩이 속에 물고기 한 마리가 들어있었다. 물고기가 나를 보고서는 “나는 본래 동해에 있었는데 불행하게도 물이 말라 버린 구덩이에 떨어져 말라 죽게 됐습니다. 나에게 물 한 통만 가져다 주어 목숨을 구해 주십시오”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하겠다. 나는 지금 남쪽의 여러 왕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그곳에는 물이 많으니 물을 가져다 너를 구해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물고기는 화를 버럭 내며 “그것이 가능합니까? 지금 나에게는 물 한 통만 있으면 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서강(西江)의 물을 가져올 때까지 기다린다면 나는 이곳에 없고 어물전에나 가야 찾을 수 있을 겁니다”라고 말을 했다. 그래서 `고어지사`라는 말이 생겨났다.

위로와 위안은 말로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때는 물질보다 더 값진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우리 속담에 “동냥은 안 주고 쪽박만 깬다”는 말이 있다. 물질 이상의 것을 기대하는데는 종교와 신앙이 필요하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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