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의 직업현장에 `감정 노동자`란 말이 있다. 주로 손님을 맞이하는 현장에서 대부분 젊은 여성들이 아름다운 용모에 단정한 복장, 그리고 상냥한 미소를 지으면서 교양미 넘치는 매너로 고객을 영접한다. 직종으로는 비행기의 스튜어디스 등 관광업계, 그리고 백화점 점원, 공공기관의 민원담당자, 은행원, 버스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다. 아름다운 웃음을 지으면서 봉사하는 그들의 수고는 정말 기분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인사하는 예의바른 모습이 정말 고귀한 만남이다. 그러나 그런 일에 하루종일 기분좋은 감정만 가질까? 상대하는 사람에 따라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만 무례한 상대방의 언행에도 자기의 감정 노출은 상상하기도 힘든다. 웃음은 웃는 모양이나 소리를 말한다. 인간은 감정적 동물이라서 속심의 감정을 그때 그때 변형시키기가 힘든다. 그 이유는 상대적인 것 때문이다. 웃음보다 감정이 더 억제되는 것을 미소라 한다. 미소는 소리를 내지 아니하고 방긋이 웃는 웃음이다.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연극 `멕베드`에 “미소의 이면에는 칼이 숨겨져 있다”고 했다. 정말 맞는 말이다. 감정노동자의 대다수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많아 우울증에 걸리고 자신은 진작 웃지 못하고 웃기가 힘든다고 한다. 정신적 억압을 받아 정신병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직업상 억지 웃음이 쌓여 늘 피곤함을 느껴 소화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은 전화 안내자나 전화상담자는 더욱 심한 경우를 당한다는 것이다. 심한 욕설에 버릇없는 요구 등은 참아내기가 힘든다는 것이다. 아무리 미소가 사회의 의무라 하지만 도덕과 예의만 갖춘다면 얼마나 좋은 관계가 될텐데 하고 아쉬움도 느낀다. 만약 이 세상이 눈물의 골짜기 라면 미소는 거기에 걸려있는 무지개라고 했다. 오고 가는 감정은 무례함으로 깨어진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