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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란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2-03-08 21:36 게재일 2012-03-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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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이 세계의 모든 개념 중에서 가장 깊이 박혀 있는 뿌리이다. 산다는 것이 뭐라고 해도 인생의 최고의 목표이다. 참된 생활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것은 보편적인 생활이면서 스스로의 개인적인 생(生)을 죽음으로부터 건져 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산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활기차게 사는 것은 더욱 좋다. 함께 힘차게 사는 것은 최고로 좋다. 삶은 항상 현금이나 마찬가지이지 그대에게 약속을 하는 어음이 아니다. 삶이란 여기서 지금 당장 쓰는 현금이고 액면 그대로의 가치를 그대에게 제공한다. 세상 사는 일이 복잡하고 흉악하다. 그래서 세상이 무섭고 살기가 힘든다고 한다. 또한 삶의 문제는 표면에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것은 깊은 곳에서가 아니면 해결할 수가 없다. 표면의 차원에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삶은 구조적인 성장이고 그 본성으로 보아 엄격한 통제나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다. 철학자 박종홍의`지성과 방향`에 보면 생활하는 가운데서 사색하며 삶의 신비를 더듬어 가는 일은 비단 철학자들에게만 맡겨진 얼이 아니다. 그것은 착잡한 현사회로부터의 도피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의 도전이다. 꿈은 회의나 허무의 수풀을 헤치고 나온 사람만이 투명하게 삶을 정시할 수 있고 삶의 새로운 국면을 타개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삶은 한갓된 인식이 아니고 보다 근원적인 행위인 것이다. 시인 박목월의 `행복의 얼굴`에서 삶은 결코 미래에도 과거에도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에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산다는 것보다 더 큰 인간에의 크나큰 의의도 축복도 심지어 보장도 없을 것이다. 인간에게서 산다는 것이 전부이며 그것을 어떤 목적에 예속시키게 되면 참되게 빛나고 싱싱하고 신선하고 약동하는 삶의 의의는 그 목적으로 말미암아 일면화(一面化)되고 굳어 버리게 되는 것이다. 삶이란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열기있게 생활하고 많이 사랑하고 아무튼 뜨겁게 사는 것 그 외에는 방법이 없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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