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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승복

등록일 2012-03-08 21:36 게재일 2012-03-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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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의 정당별 후보자를 정하는 경선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총선 정국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새누리당 정서가 지배적인 대구 경북지역은 새누리당 예비후보자간의 공천 경쟁이 본선보다 더 치열하다. 새누리당 공천은 곧 당선이란 인식 때문에 예비후보자들은 공천 경쟁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6일 공천확정지역을 비롯해 경선, 전략공천, 미확정지역 등으로 분류해 제2차 공천결과를 발표했다.

상당수 현역의원들이 탈락하거나 경선 및 전략공천 지역에 포함되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공천에서 배제된 대다수 예비후보자들의 반발도 만만찮다. 대부분이 공천심사위원회의 공천기준과 평가가 공정하지 못했다고 항의하고 있다. 하나같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유권자들에게 정당한 심판을 받겠다고 벼르고 있다. 매번 선거 때마다 되풀이 됐던 일로 패배에 승복하지 않는 정형화된 선거 패자의 모습을 우리는 또다시 보고 있다.

정정당당한 승부, 페어플레이의 본보기로 스포츠 경기의 사례를 든다. 선거 역시 스포츠 경기처럼 선거법이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진행되는 일종의 스포츠 경기이다. 공천심사위원회가 나름의 경기 규칙을 만들어 경기를 진행했고 승자와 패자가 결정됐다.

공심위는 이미 공천을 접수할 때 공천기준과 심사방법, 진행규칙 등을 제시했고 공천 참가한 후보자들은 경기규칙에 따라 페어플레이를 할 것을 약속한 것과 다름이 없다. 스포츠 경기에서도 오심이 있지만, 그 역시 경기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인다. 정당의 공천 경쟁 역시 언제나 정당한 민주주의 절차와 합리성, 객관성을 근거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더러 오심도 있기 마련이다. 경선 불복은 그런 의미에서 정당한 문제제기일 수도 있지만 이미 결정 난 승패를 뒤집겠다며 재경기에 나서는 것은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난다. 오심 때문에 졌다고 느끼는 입장이면 분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를 지탱해주는 질서와 규칙이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승복(承服)은 `어떤 주장이 옳다고 생각할 때 자신의 주장을 버리고 따르는 행위`라고 사전에 풀이돼 있다. 결국, 승복은 자신의 주장을 접고 상대를 인정한다는 뜻이 되고, 그것은 진정한 배려가 없으면 수용하기 어렵다.

패인을 `내 탓`에서 찾고 상대를 인정하는 승복은 진정한 용기가 필요다. 패자의 아름다운 승복은 우리 사회에서 진정한 승자로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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