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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비리 일벌백계

정철화 기자
등록일 2012-01-05 21:11 게재일 2012-01-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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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장과 업체가 조직적으로 공모해 수억원을 횡령한 교육계 비리 사건이 또 터졌다. 경북지방경찰청은 3일 운동용품 구입을 가장해 억대의 교비를 횡령한 혐의로 경북의 모고교 현직 교장과 전임교장 2명을 비롯한 감독, 코치, 업계관계자 등 39명을 검거해 이중 학교관계자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지난 2007년 9월부터 2011년 5월까지 4년 여간 각종 훈련비와 교복구입비 등을 횡령하는 수법으로 모두 46회에 걸쳐 1억2천여만원 상당의 공금을 빼내 교장 활동비나 접대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 여름방학 때 서울의 전현직 초등학교 교장 16명이 방과후 수업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사건이 터진 데 이어 겨울방학에는 경북에서 교육계 비리사건이 불거졌다. 일선 학교에는 교육부조리신고센터를 설치, 비리를 발본색원하겠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매번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교육은 학생들의 잠재적 특성과 소질을 계발하고 지성과 인성을 고루 갖춘 인격체를 완성시키는 학습과정이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 사회생활을 위한 규범, 본능이 아닌 인간으로서 올바른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이성을 가르치는 일이다. 교육의 가장 큰 부분이 학교교육에서 이뤄지고 교육활동을 주도하는 교사의 역할은 막중하다.

그래서 예부터 우리나라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란 말로 스승을 존경해왔다. 교사는 지식은 물론이고 엄격한 도덕성과 사명감을 갖춰야 존경을 받는다. 교육계는 잇따른 비리로 존경받는 스승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고 있다.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다 보니 우리 교단에는 어느새 스승은 없고 가르치는 사람만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스승의 권위는 바닥에 떨어졌다. 학교 교육은 학생들에게 학습능력을 전수하는 일만큼 사회인으로 살아나가는 데 필요한 올바른 인성을 지도한다.

학생들에게 준법정신과 사회적 윤리, 법 앞에서의 평등, 투명한 과정, 공평한 절차 등 사회정의를 실천하도록 교육한다. 그러면서 본인들은 법을 거슬러 업자와 결탁해 뇌물을 받는 불법을 저지른 것이다. 학생들이 이런 스승을 보고 무엇을 배울지 걱정스럽다. 편법과 반칙, 불법을 해서라도 자신의 이익과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을 보고 배우게 될 것이다. 이런 비리가 교육계 전체의 일은 아닐 것이다. 대다수는 교육자의 직분을 다하고 있지만, 비리사건이 자꾸 발생하면 문제가 된다. 교육은 국가의 미래다. 교육자들의 엄격한 도덕성과 투철한 사명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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