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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면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이것`

최승희 기자
등록일 2011-12-29 21:11 게재일 2011-12-2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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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진화에 있어서 폭발적인 속도를 붙이게 된 사건은 직립 보행이다.

직립 보행을 하면서 손이 자유로워지고 이에 따라 도구를 사용하고 불을 다룰 줄 알게 되고 음식을 익혀 먹게 되면서 인류의 진화는 가속도를 붙이게 된다. 하지만 직립보행은 `허리`라는 신체구조 입장에서 보면 아주 고약한 것일 수밖에 없다.

인체의 무게를 주로 네 다리로 지탱하고 있던 것을 척추와 두 다리로 지탱해야 하니 허리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어쩌면 허리 통증은 인류의 진화가 가져다 준 `십자가` 일지도 모른다.

허리는 크게 흉추와 요추 천추, 그리고 이들 뼈 사이의 디스크로 구성된 척추, 척추 구멍을 지나가는 척수, 추간공 사이를 지나가는 신경근, 척추 주위의 수많은 근육과 인대로 이루어진 아주 복잡하고 큰 신체의 일부이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척추도 다른 신체 부위와 마찬가지로 퇴행성 변화가 찾아온다. 말랑말랑했던 디스크가 딱딱해지고 닳아 없어지면서 허리의 유연성이 저하되고 외부 충격에 약해져 쉽게 허리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또 디스크가 닳아 없어지면 신경이 지나가는 구멍인 추간공의 높이도 낮아지는데 추간 관절이나 인대의 퇴행성 변화에 이은 비후로 해 추간공이 더 좁아질 수 있다. 또한 이들은 척수가 지나가는 척수관도 좁아지게 한다. 이런 일련의 변화들이 허리도 아프고 걷기만 하면 다리가 저려오는 `협착증` 이라는 질환이다.

슬프게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허리 근육도 점차 퇴화 되어가면서 정상적인 허리의 굴곡에 변형이 찾아온다. 허리를 지탱해주는 신전근이 퇴화돼 앞으로 굽어지고, 다리를 들어올릴 때 쓰이는 대요근, 장요근 등의 근육이 퇴화되면 걸음걸이의 폭이 좁아지게 된다.

주위에 허리가 굽고, 뚜벅뚜벅 걷지 못하고 잰걸음으로 타박타박 걷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종종 보게 되는 이유이다. 이러한 분들이 이름도 생소한 `요부척추후만증` 환자이다.

또 노인기에 접어들면 척추의 골밀도도 낮아서 조그마한 충격에도 `압박골절`이 쉽게 일어난다. 특히 여성분들이 폐경 이후 호르몬의 감소와 남성에 비해 낮은 근육량 때문에 더욱 압박 골절의 빈도가 높다.

위의 내용들은 우리 모두가 나이를 먹게 되면 찾아오는 일련의 변화들이다. 심한 허리 통증이나 신경학적 장애가 있을 경우 수술이나 신경치료, 약물 치료, 물리 치료 등 다양한 치료를 하게 된다. 하지만 젊을 때 시절로 돌아 갈 수는 없다. 마치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말이다.

그래도 절망적이지는 않다. 아주 심한 신경학적 장애가 있는 환자는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통증 치료와 꾸준한 운동과 자세 교정, 물리치료 등을 하면서 현저하게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의사와 환자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신경통증 치료 등의 신경외과, 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선생님들의 다각적인 노력도 필요하고 환자 자신도 올바른 생활습관과 꾸준한 운동을 지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루 이틀 만에 노인들의 만성 허리 통증을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주사 한대로 완치되는 기적은 없다. 주사나 먹는 약만으로 다 낫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수술했다고 해서 이제 다 나았으니까 관리는 필요 없겠지 하는 생각은 정말 위험한 생각이다. 위에서 언급했던 의사와 환자간의 다각적인 노력이 수반되어야만 허리 펴고 자신있게 생활할 수 있는 날이 올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 적당한 운동과 올바른 생활습관은 허리의 퇴행성 변화를 현저하게 낮추어 준다. 또한 위에서 말한 달갑지 않은 `세 친구`들을 만날 가능성도 적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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