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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 절대평가 전환 부작용 최소화해야

정상호 기자
등록일 2011-12-14 21:21 게재일 2011-12-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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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2014년부터 고교 내신성적 산출방식을 현행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꾸기로 했다. 교과부가 13일 내놓은 내신개편안에 따르면 성적은 현행 석차에 따른 9등급 상대평가 방식에서 성취도에 따른 6단계로 표시하며, 학교생활기록부에도 석차를 표시하지 않고 원점수와 과목평균을 적기로 했다. 특성화고는 내년부터 새 방식이 적용되며, 나머지 고교는 2012~2013학년도 시범 운영을 거쳐 2014학년도에 전면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2006년 `내신 부풀리기`에 대한 대안으로 마련된 상대평가제는 사라지게 된다.

교과부는 현행 상대평가 방식이 학생 간 과도한 내신 경쟁을 유발하는데다 최근 강화하는 창의·인성 수업을 활성화하려면 절대평가가 필요하다고 폐지의 이유를 들고 있다. 원칙적으로 옳은 지적이란 점에서 교과부의 절대평가 전환방침이 일단 방향은 맞는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실제로 1~2점 차이로 등급이 달라지는 현행 평가방식 아래서 고교 교실은 모든 친구를 잠재적인 적으로 만드는 삭막한 전쟁터로 변질해 있다. 우수한 학생이 모인 학교에선 실력이 있어도 내신성적이 좋지 않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대평가도 부작용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학교 간 내신 부풀리기가 다시 성행할 가능성이 크다. 교과부는 각 학교의 평균점수가 공개돼 있어 성적 부풀리기를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정책이나 입시제도가 조령모개식으로 자주 바뀌는 것도 문제다. 현행 상대평가도 내신 부풀리기의 부작용으로 2006년 시행한 지 고작 5년에 불과하다. 이처럼 잦은 개혁으로 교육정책이 누더기가 된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대체로 바뀔 때마다 개선은커녕 수험생과 학부모만 고생시킨다는 원성이 높았다. 모두가 공감하는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놓을 자신이 없으면 현 제도를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낫다는 지적을 교육 당국은 다시금 진지하게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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