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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돌 맞은 인권위 제 자리 찾아야

정상호 기자
등록일 2011-11-23 21:16 게재일 2011-11-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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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오는 25일로 출범 열 돌을 맞는다. 10년 세월이 흘렀으니 그만큼 성장하고 연륜이 쌓였을 법 하다. 어느 기관이든 10년이 지났으면 과거를 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시점이다. 그러나 창립 10년을 맞는 인권위원회의 위상은 너무나 초라해 보인다. 열 돌을 축하하는 박수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고 `존폐의 위기`에 처했다는 탄식이 넘쳐흐른다. 인권위가 독립성을 잃고 한낱 `민원기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인권위가 비판받는 이유는 한 마디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권위는 국가기관의 인권침해를 감시하고 조사하는 기관이다. 국민적 현안에 대해 인권 차원에서 입장을 밝히고 정부에 정책화하도록 권고하는 것도 핵심 기능이다. 본연의 역할이 이렇다 보니 정부에 쓴소리를 할 수 밖에 없는 속성을 지녔다. 초대 위원장인 김창국 변호사가 대통령의 허가를 받지 않고 외국 출장을 떠났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자 `공무 국외여행 규정은 국가독립기구엔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한 일은 인권위의 독립성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꼽힌다. 그러나 2009년 현병철 위원장 취임 이후 인권위의 독립성과 국민적 신뢰도는 급격히 추락했다는 비판과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인권문제와 관련된 국민적 현안에 대해 인권위는 침묵을 거듭해왔다. 용산참사나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사찰, PD수첩 사건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현안은 전원위원회에 상정조차 못하거나 기각됐다. 일부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자문·상담위원 등 60여명이 집단사퇴하는 사태도 빚어졌으며 인권위 일부 직원들의 사퇴와 징계 등 인사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이 처럼 국민적 신뢰가 떨어진 인권위가 바로 서는 길은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회복하는 것 뿐이다. 독립성을 되찾고 국민적 인권 현안에 바른 목소리를 내며 국민인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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