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자마자 김 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것이 범상치 않게 느껴진다. `대통령을 모시는 도리`를 사퇴의 변으로 내세웠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범죄가 될 만한 행위를 전혀 하지 않았다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검찰이 현직 청와대 수석을 전격 소환한 `서슬`을 봐도 그렇다.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 수석 정도면 흔히 말하는 `살아 있는 권력`이다. 어느 정도 물증을 잡아 확신이 서지 않으면 검찰도 이런 식으로 소환하기는 어렵다. 검찰은 김 수석한테 `사의 표명-사표 수리`의 절차를 미리 밟아 `현직`의 꼬리표를 떼도록 하는 배려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김 수석의 검찰 소환이 청와대 현직 수석으로서는 사상 처음이라는 말이 나온다. 검찰의 사법처리 의지가 그 정도로 결연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검찰 수사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검찰 수사가 공정성을 의심받을 여지는 남아 있는 것이다. 법과 원칙에 따라 끝까지 파헤치는 `성역 없는` 수사가 필요하다. 검찰은 소처럼 우직하게 앞만 보고 수사를 끌고가야 한다. 잠깐이라도 좌고우면했다가는 검찰 스스로 묘혈을 파게 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