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대학은 지난 1990년의 241개에서 20년 사이 무려 100개 이상이 늘어났다.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 졸업장이나 받으려고 진학하는 학생들이 수두룩한 탓이다. 이러다 보니 양질의 교수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입학 정원도 못 채우거나 출석 한 번 안 해도 학점을 주는 부실대학들이 전국에 산재하게 됐다. 특히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재단의 탈·불법으로 다 썩어버린 비리 대학도 숱하다. 교과부는 현재 대대적으로 진행 중인 감사원의 감사결과 심각한 부정, 비리가 적발된 대학들은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추가하는 것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한다. 차제에 필요하면 15%가 아니라 30%, 50%까지라도 부실·비리대학들을 철저히 솎아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학력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의 대학진학률은 80% 안팎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보니 요즘 대졸 출신들은 30년 전의 고졸 출신과 다른 게 없다. 그러다 보니 어렵게 대학을 나와도 절반이 백수로 떨어지는 등 고학력 실업자만 양산된다. `무늬만 대졸자`의 사회진출이 막히면서 경제활동인구 감소, 결혼·초산 연령 상승, 출산율 하락 등 각종 사회적 문제가 불거지고 이는 그대로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이러한 사회적 낭비와 폐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부실·비리대학에 대한 구조조정과 퇴출은 과감하게 추진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