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말을 공경하는 태도로 듣는 자세를 경청이라고 한다. 남에게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고 먼저 조용히 귀를 기울여 내면에 존재하는 `이유`들을 진정으로 이해해 주려고 노력하라 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강요받지 않아도 어느 순간부터 상대에게 신뢰의 신호를 보내게 된다. 자신이 `이해 받는`사람으로 자리매김할 때 비로소 사람들은 차츰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조금씩 신뢰 지수를 높이게 된다. 한 회사의 책임자가 그가 부임한 이후 한 가지 시도한 것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 분의 현장실습은 배달사원들 뒤를 오토바이를 타고 2주간 따라 다녔고 창구 직원 곁에서 2주간 지켜보았고 전산실 업무를 2주간 실습한 것이다. 그들의 고충과 업무의 개선을 목격한 현장고부였다. 거기서 사원간의 업무의 연관성을 얻고 신뢰의 임계점을 파악하게 된 것이다.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 중 하나가 `이해받고 싶은 욕구`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보이지 않는 내면에는 아픔, 분노, 외로움 같은 감정들, 그리고 지식, 자랑거리, 독보적인 아이템 등의 자신다운 것들을 타인에게 이해 받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사람의 귀는 1분당 100단어를 들을 수 있는 반면에 두뇌는 500단어를 처리할 수 있는 생각의 속도를 가졌다고 한다. 결국 대화하는 동안 80%의 여유시간이 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특별한 집중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남의 말 잘 듣기 위한 핵심은 자신을 잘 컨트롤하고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깊이 귀 기울여야 이야기의 본질이 들린다. 오랫동안 비밀의 문 안에 묻어둔 아픔의 정체, 상처의 흔적도 바로 알아들을 수 있다. 남의 말을 경청하는 것은 말하는 사람을 존경하고 있다는 뜻도 돼 서로의 관계, 참 좋아짐을 느낀다. 듣는 만큼 이해하고 이해하는 것 만큼 정감이 간다. 경청의 지혜를 이해하고 실천하면 세상이 달라지고 거기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