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모두가 꿈을 꾼다. 잠자는 동안에 생시와 마찬가지로 체험하는 여러 가지 현상도 있고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理想)을 말하기도 한다. 서양 역언에 꿈이 없는 인생은 창문이 없는 집과도 같다고 했다. 걱정이 많으면 꿈자리가 사나와지고 말이 많으면 어리석은 소리가 나온다고 했으며 꿈에다 마음을 쏟는 것은 그림자를 잡으려는 것이나 바람을 쫓는 것과 같다. 인간은 `꿈`에 의해서 인간의 본성과 자연 환경마저도 변경시키려는 꿈의 놀라운 효과에 의해서 다른 동물보다 우위에 있는 고립된 동물이다. 그리고 지칠 줄 모르고 그 꿈을 쫓으려는 존재이다. 그래서 꿈을 이상이라 했고 꿈꾸는 힘이 없는 자는 사는 힘도 없다는 것이다. 인생 그 자체가 꿈 같아 아무 가치 없는 물방울에 지나지 않는다. 꿈이 병적인 상태에 놓여 있을 때는 유달리 두드러진 인상과 선명함과 지극히 현실과 흡사한 특색을 지닌 법이라 한다. 그래서 활동하고 희망을 기대하는 자만이 꿈을 쫓는 사람이다. 그런데 움직이지 않고 꿈만 기대하는 자는 공상이요 미봉이다. 하루 아침에 뭔가 크게 되길 바란다는 것은 허황한 꿈이다. 한탕주의나 획일주의니 하는 것도 복권에 당첨되어 큰 부자가 되겠다는 포부는 졸속주의자이다. 꿈은 푯대다. 그것을 향해 부단히 준비하고 노력하는 자만이 차지하고 누릴 수 있는 것이고 신기루 같은 것이다. 공자가 일찍이 말씀하되 “내가 꿈에 주공(周公)을 뵙지 못한 지가 오래구나”했으니 대개 꿈은 사람의 정신에 만유(구경) 한 것이지 형체의 지킴은 아닌 것이다. 공자가 꿈에 주공을 본 것은 평소에 주공 의 도(道)를 마음속에 두어서 행한 까닭에 그 정신이 저절로 상감(相感)해서 꿈에 나타난 것이라 한다. 어떤 꿈이든 꿈에는 간절한 지극 정성이 있어야 실현되어 지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에 있어야 꿈을 꾸지라는 말도 생겨났다. 낮에 염원하는 바가 그 밤의 꿈에 나타나는 것-그것이 기대할 수 있는 꿈이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