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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와 바다거북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07-12 23:21 게재일 2011-07-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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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문/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며칠 전 신문에서 죽은 바다거북의 몸속에서 나온 엄청난 양의 쓰레기,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등을 사진으로 보며 당혹한 적이 있다.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들을 먹이인줄 알고 잘못 삼켜, 이 쓰레기들이 소화되지 않고 몸속에 축적되어 죽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거북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각종 어류와 바닷새들의 문제일 것으로 보아진다.

내셔널지오그래픽 TV에서도 태평양에 떠다니는 쓰레기와 어느 섬 해변에 쌓여진 쓰레기더미를 보았는데, 우선 그 크기에 놀랐고, 대부분이 익숙한 상표의 플라스틱 생활용품이며 포장지들이라서 놀랐다. 이 쓰레기들이 분해되지 않고 바다를 떠다니고 있으며, 이를 잘못 삼킨 조류와 어류들이 죽음을 당하는 것이다. 좀 쇼킹한 것은 대형 바닷새들의 주검이 쌓인 곳에 이들의 먹이 크기 만한 플라스틱 라이터며 모조낚시밥들이 함께 쌓여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들은 눈에 보이는 것들이지만, 바닷물에는 육지로부터 배출된 눈에 보이지 않는 해로운 물질들이 수도 없이 많을 것으로 본다. 살충제였던 DDT가 그러하며 환경호르몬인 다이옥신이 그러하다.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들이, 그리고 알고 모르게 유출되는 해로운 화학물질들이 강과 바다를 오염시키는 것이다.

우리 현대생활에서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우리의 의식주를 통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며, 공장의 물건 제조과정에서 발생한다. 전자제품을 하나 주문하더라도 엄청난 양의 포장재가 버려진다. 음식물에서도 엄청난 잔반이 나오고, 그릇 설거지 과정에서도 엄청난 양의 폐수가 발생한다.

아파트에서는 대개 건물별로 쓰레기부스가 설치되어 있고, 재활용분류통, 규격봉투 쓰레기통, 음식물쓰레기통, 그리고 폐유수거통이 구비되어 있다. 일반 주택들에서는 쓰레기부스가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못한 경우가 많아 수거를 위해 길가에 내어다 놓는 경우가 많은데, 지나가는 이들도 이곳에 쓰레기를 마구 버리게 되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우선 우리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 것이고,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지 않고 지정된 장소에 버림을 생활화 하는 것이다. 수십년전 아파트에 살 때는 부엌 옆에 쓰레기 버리는 통로(Dust Chute)가 있어 이곳을 통하여 각 가구의 쓰레기가 아래층 쓰레기장으로 버려지곤 했었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는 시대에 와 있다. 인구가 늘고 산업이 발달하면서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매일 발생하기에 효율적인 쓰레기 처리가 도시행정의 큰 문제가 되어 있다. 인구 52만의 포항시만 해도 하루에 600~700t의 생활쓰레기가 발생한다고 한다. 이들은 매일 수거 되어야 하고, 절반 이상이 매립되어야 하는데, 이 매립장을 확보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가 15년전 처음으로 호동매립장을 방문했을때는 골짜기가 매우 깊어 작업하는 트럭들이 손톱 만하게 보였었는데, 얼마전 가보니 골짜기가 다 메꾸어져 산등성이와 거의 평지를 이루고 있었다.

지자체에서는 쓰레기를 재활용도 하고 소각도 하여 최소한의 부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소각장의 설치비용이 고가이며 위치확보가 쉽지 않아, 지자체들의 어려움이 큰 것이다.

과학문명이 발전하고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의 소비생활이 늘어나고 쓰레기 발생량이 증가함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미국, 유럽, 일본, 그리고 한국과 같이 발전된 나라는 말할 것도 없고, 개발도상국의 많은 나라들의 생활패턴도 우리와 유사한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삶을 지향하는 것이고, 소모되는 자원과 버려지는 쓰레기로 인해 지구차원의 생존문제가 더욱 이슈화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시민들로서는 다시 한번 우리 생활방식을 되돌아볼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다. 자원을 아끼고 쓰레기 발생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좀 더 나아간다면, 우리 사회가 힘을 합쳐서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생활패턴이 아닌, 좀 더 다른 제3의 생활방식을 찾아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것이 우리가 부르짖는 지속개발 가능한 지구를 유지해나가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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