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꽃을 버리는 줄 모르고 꽃 그림자는, 홀로 취해 제 향기를 날린 적이 여러 번 있다.
시인은 비둘기와 비둘기 그림자의 관계를 언급하고 있지만 이런 관계는 수많은 가정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남과 여, 부모와 자식, 지배자와 피지배자, 원인과 결과 같은 주종관계를 생각할 수 있다. 사실이지 비둘기 그림자는 그림자 일 뿐이지 비둘기 자체는 아니다. 마지막 연의 꽃도 마찬가지다. 모든 그림자의 근원은 빛이다. 시인은 이런 미묘한 관계를 설정하면서 실존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하게 하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