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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인심은 어디서나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07-11 20:59 게재일 2011-07-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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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출생과 성장지에 따라 그 기질이 형성되는 것 같다. 그래서 섬나라 일본 같은 곳의 출신을 해양성 기질이라고 하고 넓은 땅 깊은 산골에서 자란 사람들을 가리켜서 대륙성 기질이라 한다. 섬나라 사람들은 육지를 동경하고 내륙 깊숙한 곳에서 자라온 사람들은 늘 바다를 그리며 산다. 우리나라에도 충청북도만 바다가 없지 모든 도(道)는 육지와 바다를 둘다 소유하고 있다. 옛부터 전해지는 풍습으로 중국을 가리켜 대륙성 기질을 가진 민족이라 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시골 인심을 그대로 지닌 민족이라 하겠다.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해마다 많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기사를 선정해 널리 알리는 행사가 있다고 한다. “비록 친구는 없지만 너무 심심하지 마십시요. 저희들이 두 분 생활비도 책임지고 아드님 몫을 대신하겠습니다”

중국 하북성 승덕시에 사는 이유하씨는 하북농업대에 다니는 차남 이보원이 심장병으로 죽은 지 두 달여 뒤인 12월에 이런 편지를 받았다. 발신자는 아들의 같은 과 친구인 원예과 과수 전공인 대학생 26명이었다. 며칠 후에는 아들 친구들이 보낸 300위안짜리 전신환이 도착했다. 그 이후 아들 친구들은 위로의 편지와 함께 안부 편지만도 100통이 넘었다고 한다. 가까이 고향을 둔 학생들은 직접 찾아오기도 했다.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많은 돈을 보내지 못합니다”라는 편지를 받았던 날 이유하씨 부부는 서로 부둥켜 안고 많은 눈물을 흘렸다는 기사였다. 아들 친구들의 도움으로 빚진 병원비도 갚았다고 한다. 중국 언론사들은 `올 봄 가장 가슴을 푸근하게 하는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모두가 감동을 받은 미담으로 선정됐다고 한다. 중국도 시골은 살아가기가 힘든 곳이 많다. 전해져 오는 마을의 인심이 비록 가난하지만 서로 돕고 사는 풍습만은 변하는 세대를 따라가지 아니한 것 같다. 십시일반의 조그마한 정성에서 살 맛나는 길이 생겼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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