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북성 승덕시에 사는 이유하씨는 하북농업대에 다니는 차남 이보원이 심장병으로 죽은 지 두 달여 뒤인 12월에 이런 편지를 받았다. 발신자는 아들의 같은 과 친구인 원예과 과수 전공인 대학생 26명이었다. 며칠 후에는 아들 친구들이 보낸 300위안짜리 전신환이 도착했다. 그 이후 아들 친구들은 위로의 편지와 함께 안부 편지만도 100통이 넘었다고 한다. 가까이 고향을 둔 학생들은 직접 찾아오기도 했다.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많은 돈을 보내지 못합니다”라는 편지를 받았던 날 이유하씨 부부는 서로 부둥켜 안고 많은 눈물을 흘렸다는 기사였다. 아들 친구들의 도움으로 빚진 병원비도 갚았다고 한다. 중국 언론사들은 `올 봄 가장 가슴을 푸근하게 하는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모두가 감동을 받은 미담으로 선정됐다고 한다. 중국도 시골은 살아가기가 힘든 곳이 많다. 전해져 오는 마을의 인심이 비록 가난하지만 서로 돕고 사는 풍습만은 변하는 세대를 따라가지 아니한 것 같다. 십시일반의 조그마한 정성에서 살 맛나는 길이 생겼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