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사회에 떠도는 5대 거짓말 가운데 하나가 회사 사장님이 노·사원들을 모아 놓고 하는 말, “여러분, 이 회사는 사장인 나의 회사가 아니라 분명 여러분의 회사입니다”고 하는 말이다. 사장의 회사가 아니고 종업원의 회사라면 노·사간의 갈등이 뭐 있겠는가. 확실한 거짓임에 틀림없다. 금년 7월1일부터 기업 내에 복수의 노동조합을 허용하는 이른바 복수노조시대가 열린다. 그러나 노사양측은 모두가 여전히 이 제도에 대해 불만과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대립만 각을 세우고 있다. 사측은 노조 난립으로 인한 생산현장의 혼란을 걱정하고 있다. 노측에서는 새 제도가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제약한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장의 노사는 사실 법이 다시 개정되든지 시행이 유보됐으면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 까닭은 노사 당사자의 입장이 워낙 첨예하게 대립해 14년 동안 유예되어 온 것을 이제 시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차가 염려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그대로 놔둔 채 시행에만 매달리고 문제점은 나중에 고치자는 태도는 좀 문제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본래 복수노조의 취지는 근로자의 선택권을 넓히자는 것인데 현 제도의 가장 큰 걸림돌을 소수노조의 난립에 따른 혼란과 갈등이다. 그러나 현실은 근로자의 대표성을 획득하기 위한 노조보다는 소수가 자기네 이익만을 위한 노조를 만드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익에는 양보가 없다. 항상 보아온 것이지만 거기에는 대결과 투쟁 뿐이다. 투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양쪽의 깊은 상처는 고칠 길이 없어진다. 너무나 격렬하다. 정부는 노사 모두가 불만을 안고 있는 복수노조에 대한 보완점이 시급하다. 성과주의 경영과 구조조정에 따른 부작용이 생기고 그것을 저지하는 노조가 설립되면 가는 길은 첩첩 산중이다. 그렇게 되면 노사간의 갈등이 아니라 노노간의 갈등도 심화될 것은 뻔한 일이다. 화산을 눈 앞에 두고 밀어 붙이는 것보다 안전책을 고심하자.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