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도 한 3년간 교도소 재소자들을 위한 정신교육 선도인으로 봉사한 적이 있다. 한 달에 서 너번씩 그들에게 유익한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면서 서적도 구입해 주고 강의도 했다. 무엇보다도 그들에게는 제일 필요한 것이 자유이고 그 다음이 그들에 대한 관심이다. 관심이 곧 사랑이요, 애정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3년째 교도소에 수감중인 죄수가 한 회사의 개발 팀장이 보내 준 한 권의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 희망의 편지를 보낸 사실이 있어 주위를 감동케 하고 있다. 그 책에서 얻은 희망을 밑천삼아 출소 후 딸과 아내를 위해 무엇이든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 것이다. 재소자는 기념품 사업을 하다가 부도가 나서 교도소에 수감 중인데 팀장이 보낸 책을 읽고 `언제나 높게만 보였던 담장이 희망을 그릴 수 있는 캔버스(화판)으로 보이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새 삶에 대한 희망을 안겨준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갇힌 자가 담밖의 식구를 염려하는 형편이었다고 한다. 재소자의 아버지는 간암, 어머니는 심장병, 아내는 갑상선암으로 투병 중이라 누군가 책 한 권 사서 보내 줄 수 없는 형편인데 팀장의 도움을 받고 고마워 편지를 보낸 것이라 한다.
이런 내용의 편지가 사내에 퍼지자 자식과 아내를 향한 가장의 사랑이 느껴져서 돕고 싶다는 열기가 주위를 뜨겁게 한 것이다.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을 돕기는 어려워도 여러 사람들이 힘 모아 한 사람 돕기는 어렵지 않은 것이다. 회사에서 돕기 캠페인이 벌어졌다. 캠페인 제목도 참 이채롭다. 사원 한 사람씩 하루에 한 가지를 한 셈치고 그 돈을 모으자는 것이다. 한 예로 오늘은 구두 닦지도 않으면서 구두 닦은 셈치고 2천원, 오늘만 참자, 담배 한 갑 산 셈치고 2천5백원, 버스타고 오면서 택시 탄 셈치고 4천원, 사장님은 점심을 굶으면서 오늘 점심 외식한 셈치고 1만원, 서로가 경쟁이나 되듯이 `~한 셈치고`캠페인에 서로가 감화를 받았다는 사실이 귀감이 된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