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인류의 문화는 강 주변에서부터 발달했다. 인도의 갠지스, 중국의 황하, 이집트의 나일강, 그리고 현대도시 영국의 템즈, 미국의 미시시피, 우리나라의 한강, 금강, 신라의 고도 경주의 형산강 등이다. 원래 청산은 발밑에 들판을 키우고 들판은 가슴 속으로 산을 그리워 하며 강의 품안에서 자란다고 한다. 강은 평야의 젖줄이며 요새요 뱃길이 되기도 한다. 신라유적답사단이 유별난 코스를 안내했다. 그 곳은 합장르이었다. 경주를 출발한 답사단이 제일 먼저 간 곳은 경주시 안강읍 육통리에 있는 신라 제42대 흥덕왕릉이다.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면서 오늘의 극점은 조선왕조 최초의 합장릉이 있는 경기도 여주였다. 남한강 유역에 위치한 산세 좋은 물좋고 정자좋고 공기 맑은 여주에는 신륵사라는 고찰도 있어 출발부터 답사단의 분위기가 술렁거렸다. 여주로 가는 버스에서 신라 흥덕왕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벌써 오전에 영릉에 왔다. 경기도 여주군에 있는 영릉은 조선 제4대 임금 세종과 정비 소헌왕후 심씨의 능으로 합장릉이다. 우리가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세종은 태종의 셋째 아들로 1397년 5월15일 생이다. 만백성의 스승인 세종이 태어난 날을 기려 `스승의 날`이 5월15일이 된 것이다. 22세에 제4대 임금에 등극하여 54세로 승하할 때까지 31년 6개월간 재위하면서 훈민정음 창제, 집현전 설치, 민본정치 실현 등 조선시대 정치, 경제, 사회의 안정과 문화의 융성을 이룩한 역대 군왕 중 가장 찬란한 업적을 남겼다. 소헌왕후 심씨는 영의정 심온의 딸로 8남2녀를 두었다. 첫째 아들이 제5대 문종이고 제6대 단종이 장손이다. 멀리 주산인 북성산이 보인다. 우리 민족역사 뿐만 아니라 세계사에 명성과 업적을 남긴 유적지를 답사하는 일은 정말 뜻깊은 일이다. 5천년 역사의 백의민족의 혼이 세계 선진국 대열에 우뚝서고 있다.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의 기름진 평야, 여주쌀이 풍성하게 들판을 출렁이고 있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