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지방통계청이 조사한 지난 5월 경북지역의 소비자물가는 121.3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4.5% 뛰었다. 대구는 120.2로 역시 4.4% 올랐다. 지난 3월을 정점으로 5개월째 4%대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서민들은 다 죽게 생겼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다음달부터 대구·경북지역의 전기, 가스, 버스, 지하철요금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돼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가계를 압박하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당장 경산과 영천은 7월1일부터 시내버스 요금을 1천200원(현 1천100원) 올리고, 포항·구미·안동 등 7개 시도 7~8월중에 시내버스 요금을 1천200원(현 1천원)으로 인상한다고 한다. 여기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선행지표를 비롯한 각종 경기지표들도 곤두박질치고 있어 경제전망에 대한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한전은 원부재 값 급등세에 따른 적자를 이유로 16%의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가뜩이나 여름철 전력수요가 많은 시점에서 인상되는 조치여서 더욱 우려스럽다. 더워도 냉방용품 등을 틀지 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정부도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론을 인정하며 인상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미 소폭 인상된 도시가스 요금도 추가 인상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여기에 상수도요금과 버스·지하철요금 인상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원가 압박에 따른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도 불을 보듯 뻔하다. 인플레이션 심리가 전방위로 확산되다보니 정부의 물가관리가 도무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서민음식의 단골메뉴인 삼겹살 값마저 치솟아 요즘 `금겹살`이다. 삼겹살 값이 한우 값보다 비싸지는 기현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사상 최악의 구제역 여파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서민들이 감내하기에는 힘에 부칠정도다. 여기에다 과자와 음료, 커피에 이어 최근 참치캔, 유제품까지 오르지 않은 품목이 없다. 전셋값에 이어 집값 오름세도 예사롭지 않다.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들, 특히 신혼부부들에게는 큰 걱정거리다.
정부가 시장경제 논리를 앞세우다보니 서민들의 물가를 잡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무섭게 치솟고 있는 물가를 그냥 쳐다만 보고 있어야 되겠는가. 특단의 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 중앙은행과 정부는 금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우선 물가부터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