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는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에 필요한 휠베어링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1차 부품사다. 전체 직원 367명에 지난해 매출액이 2천200억원대에 이르는 경주지역 내 대표적인 중견기업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이 회사는 고객사로부터 독과점업체, 민노총 소속 사업장 등이다는 이유로 요시찰 업체로 분류됐다.
더욱이 이 회사는 생산물량의 90% 이상을 완성차 업체에 독점 공급하고 있어 유성기업과 같이 외부세력이 개입하면 현대·기아차의 조업을 흔들 수 있는 잠재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이런 불안을 안고 있던 사측은 노조측에 꾸준하게 회사가 처한 상황을 진솔하게 설명하고 공생의 길을 모색했던 것이다. 또한 노조측도 유성기업 사태에 대해 국민들이 민노총을 보는 시각은 따가운 비판뿐이었다는 것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노조측이 민노총 탈퇴라는 길을 선택한 것이 아닌 가한다. 또 `우리 회사 문제는 우리끼리 푼다`, `외부세력을 스스로 차단하자`, `고객사 우려를 없애자`는 의식변화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 회사 김창국 노조위원장은 “금속노조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조합원들을 움직인 것 같다. 노조도 사회적 여론과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중요한 것은 고용안정과 회사 발전을 위해 민노총을 탈퇴해 자율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장의 민노총 탈퇴로 경주지역 민노총 금속노조 소속 22개 사업장이 15개로 줄어들었고, 그 여파도 타 사업장에 영향이 미칠 것은 분명하다.
지난해 경우 영진기업를 시작으로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 광진상공, 전진산업 등 4개 사업장이 탈퇴했다. 민노총 사업장이 잇따라 탈퇴를 선언한 것은 민노총 지도부의 투쟁일변도 지침에 조합원들이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기 때문이다.
또 조합원들이 기존의 노조문화가 지속될 경우 노사 양측이 모두 피해를 입는다는 자성론도 있었다. 대부분의 민노총 소속 사업장은 잦은 노사분규, 파업, 태업, 2~3중 교섭 등에 따른 피해액도 천문학적 수치다. 하지만 이같은 사례가 없을 경우 결국 이 금액은 조합원들의 몫이 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최근 라디오 연설에서 “유성기업의 불법 파업은 단지 그 기업만의 파업이 아니라 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국민을 불안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이어 경주지역 금속노조 사업장들의 민노총 탈퇴 바람은 건전한 노사문화정착 뿐 아니라 지역경제발전에 도움되는 신선한 바람이다. 따라서 국민들도 원하지 않고 가족들도 지지하지 않은 노조문화의 현실에서 일진베어링 노조가 선택한 것을 참잘했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