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게 “ 그 동안 안과검사를 하신 적이 있나요?” 라고 물었다.
그러자 환자는 “아니요, 그동안 잘 보였어요. 이번이 안과에 처음 온 거예요”라고 답했다.
그 말을 듣는 동시에 환자의 눈이 굉장히 잘못 됐을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검사 결과 양안에 당뇨망막병증이 굉장히 심한 상태였고 견인망막박리까지 동반돼 있었다.
환자는 이미 병을 키워 병원을 방문한 것이다.
당뇨망막병증은 말그대로 당뇨병과 관련 있는 질환이다.
그렇다면 당뇨병과 눈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최근 많은 언론 매체와 책 등을 통해 당뇨병에 의해 눈이 손상될 수 있음을 대부분이 알고 있을 것이다.
당뇨병에 걸려 눈에 올 수 있는 합병증은 당뇨망막병증, 백내장, 녹내장, 각막질환 및 뇌신경 마비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질환은 바로 당뇨망막병증이다. 당뇨망막병증은 그냥 내버려 둘 경우 반드시 실명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 실명을 일으키는 3대 질환은 당뇨망막병증, 녹내장, 황반변성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한국인의 실명원인 1위는 당뇨망막병증이다.
그런데 이 질환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병이 상당히 진행하기 전까지 자각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환자들을 실명에 이르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당뇨병 환자들이 가장 잘못 알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난 시력이 좋아서 검사를 받지 않아도 돼. 나중에 검사를 받아도 돼”이다.
당뇨망막병증은 병의 진행속도가 초기에는 느려 환자가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상하다고 느끼는 시점이 되면 병은 이미 진전돼 눈 속 출혈(유리체 출혈), 견인망막박리, 신생혈관 녹내장, 황반부종 등이 생겼을 때다.
즉 당뇨망막병증에서 시력저하가 병의 정도를 파악하는 척도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기에 당뇨망막병증은 정기적인 검진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시력이 심하게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2030년 정도면 우리나라에 당뇨병환자가 약 720만명(전 인구의 14%)일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15년 이상 당뇨병을 앓은 환자의 약 70%에서 당뇨망막병증이 발병하며 5년 이하의 당뇨병을 앓은 환자에서도 약 20%에서 발생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평균수명도 예전과 비교해 많이 증가해 당뇨망막병증환자가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뇨망막병증 관리 방법
첫째,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먼저 당뇨병을 진단받으면 안과에 방문해 안저검사를 시행받아야 한다.
제2형 당뇨병의 경우는 진단 즉시 제1형 당뇨병의 경우는 진단 후 5년 이내에 받으면 된다.
최근 국내 연구에 의하면 당뇨병 진단 후 처음 안저검사를 받은 환자의 약 40%가 당뇨망막병증이 진단됐다는 보고가 있어 필자는 처음 당뇨병을 진단받으면 (1형이든 2형이든) 안과에서 안저검사를 시행 받기를 권유하고 싶다.
그리고 병의 정도에 따라 수 개월에서 1년 정도의 간격으로 안과 전문의의 권고대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둘째, 철저한 혈당 및 혈압조절이 필요하다.
혈당과 혈압을 철저히 조절하면 당뇨망막병증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음이 최근 알려져 있다.
셋째 고지혈증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혈중 콜레스테롤 양이 높은 경우 눈 안의 망막에 지질삼출물의 증가되고 이로 인해 황반부종이 발생해 시력저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넷째, 담배를 끊어야 한다.
흡연을 하게 됨으로써 혈관과 관련된 합병증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국당뇨학회에서도 당뇨병환자에게서 금연을 권고하고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은 당뇨병환자는 시력저하와 같은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정기적으로 안과에서 안저검사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