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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에서의 혼과 혼이 어우러진 3일

서인교 기자
등록일 2011-06-10 23:33 게재일 2011-06-1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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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마 야스노리/도쿄 국제기독교대 교수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경상북도 안동의 한국국학진흥원을 무대로 `세계와 상통하는 경북 정체성 국제포럼`이 경상북도와 교토포럼의 공동주최로 열렸다.

아마도 이번 포럼은 내가 지금까지 참가한 포럼들 중에서 가장 인상 깊고, 평생 잊을 수 없는 포럼이 될 것이다.

이번 포럼이 지향한 것은 물론 `경북 정체성`의 재확인이지만, 그것을 통해서 `세계와 상통하는` 새로운 차원에서의 경북 정체성 형성으로 나가는 길을 모색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나는 확신했다.

포럼은 대성공을 거뒀다.

내가 발표한 섹션의 주제는 `동아시아 공통교양으로서의 예악(禮樂)`이었는데, 이 매력적인 주제를 놓고 한국·일본·중국·네덜란드의 연구자들이 안동에 모여 함께 얘기했다고 하는 의의는 더할나위 없이 크다.

왜냐하면 이 주제에 걸맞게 유교의 예악문화가 풍부하게 자라난 지역이 바로 이곳 안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속의 한국”이라고 일컬어지는 이곳 안동은 이퇴계의 도산서원이나 유성룡의 병산서원을 비롯한 수많은 유교문화유적으로 상징되는 것처럼, `선비정신`과 `유교문화`가 꽃핀 곳이다. 나아가서 양반문화를 선명하게 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하회마을의 탈춤과 같은 서민문화도 역사의 현장에 생생하게 참여한 지역이다. 양반계층의 위풍당당한 기와집에서 서민들의 간소한 초가집에 이르기까지, 조선왕조의 모든 문화적 에센스가 응축되어 있는 곳이 바로 안동이다.

나와 같은 외국인의 눈으로 보면, 이렇게 역사적 문화유산이 풍부한 경상북도는 이미 충분히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어서 “여기에 또 무엇을 확립하려고 하는가?” 하는 부러운 생각마저 들 정도인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전통을 되살리면서 미래를 향한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자는 포럼을 기획한 관계자 여러분들의 혜안에 경의를 표하고자 한다.

이번 포럼의 키워드는 아마도 `세계와 상통한다`일 것이다. 경상북도 하면 대개 `보수적`이고 `배타적`이라는 이미지가 따라다닌다고 하는데, 이러한 이미지는 `세계와 상통한다`고 하는 부드럽고 열린 정체성 형성에 경상북도가 매진하면 저절로 해소되리라 생각한다.

일본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영리를 염두에 둔 포럼개최에는 자금 지원을 해주는 일은 있어도, 이와 같이 비영리적인 학술포럼을 후원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학술을 중심으로 지역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고자 하는 경상북도 김관용 도지사를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의 고매한 식견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 기획은 이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진다고 들었다. 경북에서 세계를 향해 향기로운 경북만의 독특한 문화의 메시지를 발신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경북정체성 국제포럼을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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